“반성 없이 변명만 일관, 죄질 나빠”…‘조직적 사법 방해 행위’ 심각성 인정

재판부는 "김호중은 음주운전을 하다가 피해자가 운전하던 택시를 들이받아 인적·물적 손해를 발생시켰음에도 무책임하게 도주했고, 더 나아가 매니저 등에게 자신을 대신해 허위로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했다"며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하고 경찰 수사력도 상당히 낭비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텔로 도주한 뒤 모텔 입실 전 맥주를 구매하는 등 전반적인 태도를 비춰보면 성인으로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며 "객관적 증거인 폐쇄회로(CC)TV에 의해 음주 영향으로 비틀거리는 게 보이는데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뒤늦게나마 사건의 각 범행과 그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해자에게 6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호중의 이 같은 범죄 은폐 행위는 '사법 방해'로 규정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몰고 왔다. 이에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은 "사법 방해 행위를 공판 단계에서 양형의 가중요소로 구형에 반영하고 판결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상소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특히 도주 후 맥주를 사서 마시고, 17시간이 지난 뒤에야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음주운전 사실을 부인했던 김호중의 '꼼수'를 이용한 다른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들의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 거세졌다. 경찰 조사에서 다시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하더라도 이미 시간이 지나 정확한 음주 수치를 알 수 없어 기소에 적용할 수 없다는 면피 사례를 마련한 탓이었다.
이런 가운데 김호중에게 내려진 2년 6개월의 실형은 사법 방해 행위에 대한 엄중한 '철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호중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인 택시기사가 "김호중을 선처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는 등 유리한 감형 요소들이 있었던 만큼 1심에서 집행유예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검찰의 구형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실형이 선고됐다는 것은 그 이상으로 김호중의 범죄가 가진 심각성이 높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편 김호중은 이날 판결이 선고되자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을 떠났다. 그의 변호인도 "형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항소할 계획이 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