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유아용품 사업 시작하는 이영애 “문호리에서 삶 속의 대장금 찍는다”
취재진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이영애
배우 이영애의 집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전원주택 단지에 위치해 있다. 서울과 달리 넓은 정원이 있는 전원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이영애의 집은 아무래도 최근에 완공된 터라 그 인근에선 가장 좋은 집이었다. 그렇다고 부근 전원주택들보다 규모가 크고 화려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새로 지어 깔끔하며 배우가 사는 집답게 사생활 보호에 좀 더 치중했다는 인상은 풍겼다.
이영애의 집 위쪽으로 또 다른 집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전원주택 단지인 서종면 일대의 전원주택들과 비교해 볼 때 특별히 튀는 호화 주택은 아니었다.
인근 주민들을 접촉해본 결과 실제로 이영애의 집이 다소 부풀려져 소문이 나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 톱스타가 사는 집이라는 선입견에서 비롯된 오해로 보였다. 한 부동산 업자는 “같은 서종면이라도 양수리에 가까운 쪽으로 가면 훨씬 호화스러운 전원주택도 많다”며 “새로 지은 데다 담장이 높고 톱스타가 산다고 하니 좀 특별하게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호화주택 논란에 휘말린 경기도 양평 문호리 소재의 이영애 집.
문호리 일대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최근 이영애가 문호리 소재의 한 한옥집을 구입해서 리모델링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영애가 직접 작업실로 활용할 공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요신문>이 물어물어 찾아간 곳에선 실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기존에 한정식 집으로 쓰이던 한옥이었는데 이영애는 이곳을 리모델링해서 공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현장에서 해당 공방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이영애 씨가 아이들이 마음 놓고 먹고 입고 씻을 수 있는 무공해 유기농 유아용품을 직접 만들기 위해 공방을 만들고 있다”면서 “여기서 이영애 씨가 직접 유기농 빵을 발효하고 수제 비누를 숙성시키는 등의 작업을 할 것이다. 이영애 씨가 ‘문호리에서 삶 속의 대장금을 찍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고 전했다.
이영애가 직접 유기농 빵을 발효하고 수제비누를 숙성할 ‘이영애 공방’ 공사 현장
이미 이영애가 한국 전통 차와 유기농 아기 비누와 로션 등을 판매하는 한류 숍을 만든다는 소식은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삼청동에 ‘리아네이쳐’라는 이름의 한류 숍을 만들었다.
이 관계자는 “여기서 만든 제품을 삼청동 한류 숍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한류스타들이 고급 제품을 론칭해서 매장을 여는 경우가 많은데 이영애 씨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먹고 씻고 입을 수 있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려 한다. 유럽 수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좋은 유아용 비누와 샴푸 등을 만들어 삼청동 한류 숍을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의 팬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영애가 만들 유기농 무공해 유아용품이 ‘고급 제품’이 아닌 ‘좋은 제품’임을 강조했다.
사실 정호영 이영애 부부가 서울을 떠나 양평 문호리로 이사를 온 계기 역시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서울에 있을 때는 피부 트러블이 있었던 쌍둥이 아이들이 문호리로 이사 온 뒤 거의 완치됐다고 한다. 또한 아이들은 이영애가 직접 만든 유기농 비누와 샴푸 등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이영애가 새로 시작하는 유기농 유아용품 관련 사업은 스스로 경험하고 체득한 것들을 제품으로 만들어 한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전역의 아이들도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공방 관계자는 “이영애 씨가 유기농 유아용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유아용 물티슈에서 화학방부제가 검출됐다는 뉴스를 접한 것이었는데 당시 이영애 씨가 해당 브랜드 유아용 물티슈를 아이들에게 쓰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이영애 씨는 아이들이 정말 안심하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거기서 수익이 생기면 사회를 위해 좋은 데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애 공방’ 공사 현장을 둘러 보고 있는 이영애 정호영 부부
공사 현장 관계자들은 이영애 씨가 공사 현장을 자주 찾는다는 얘기도 들려줬다. 기와 한 장 한 장 올리는 과정까지 이영애 씨가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날(11월 28일) 이영애를 만날 순 없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때문인지 직접 현장에 나오진 않았다.
날이 갠 다음날(29일) 공방 공사 현장에서 이영애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남편과 함께 차량으로 공사 현장에 도착한 이영애는 열심히 현장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한창 외부로 돌담을 쌓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영애는 남편의 팔짱을 끼고, 때론 손을 잡고 돌담을 둘러보며 공사 진척 상황을 둘러봤다. 공사 현장 관계자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소탈해 보였다. ‘이영애가 직접 기와 한 장 한 장 올리는 과정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는 공사 관계자의 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기자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이영애는 그냥 미소만 지을 뿐 별다른 말을 하진 않았다. 함께 있던 남편 정 회장 역시 “여기까지 오셔서 고생이 많다”면서 “왜곡된 기사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의 말만 남겼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취재진이 불쾌하게 여겨졌을 수도 있지만 이영애는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영애가 양평 문호리 집 인근에 직접 제품을 만들 공방까지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그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삼청동에 한류 숍을 만들어서 한국 전통 차와 유기농 유아용품 등을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화제가 됐던 까닭은 결혼 이후 외부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이영애가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내걸고 대외활동을 재개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영애 공방’ 외부 돌담 공사를 직접 확인하고 있는 이영애
그렇지만 어떤 제품을 어떤 경로로 마련해서 판매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일절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여느 톱스타들처럼 한류 숍을 열어 한류 관광객들에게 이영애라는 이름을 브랜드화한 제품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려 하는 사업 정도로만 알려졌었다. 그렇지만 이영애는 배우로서의 유명세를 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사업이 아닌 엄마 이영애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영애가 언급한 것처럼 요즘 그는 문호리에서 ‘삶 속의 대장금’이 되고자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