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오·키미·어니 최다 다운로드 앱 10위 들어…특정 질문, 인물 등 검열 이뤄지는 점 한계
중국 챗봇 1위는 바이트댄스가 출시한 2023년 8월 출시한 ‘두바오’다. 두바오 월간 이용자수는 513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글로벌 시장을 놓고 봤을 때 챗GPT에 이은 2위다. 챗GPT의 월간 이용자수는 1억 8000만 명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두의 ‘어니’, 알리바바그룹 지원을 받는 문샷의 ‘키미’가 두바오의 뒤를 이었다. 가장 먼저 선보인 어니는 1위 자리를 두바오에 내줬고,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키미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두바오·어니·키미는 월간 이용자가 모두 1000만 명을 넘는, 이른바 ‘천만 클럽’에 속해 있다.
2024년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 순위에서 두바오는 1억 800만 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키미는 2100만 건으로 3위에 올랐고, 어니 역시 10위권을 유지했다. 챗봇 앱이 10위 안에 3개나 포함된 것으로, 그 열풍을 짐작케 한다.
두바오와 키미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에 반해 어니는 유료다. 이 때문에 다소 불리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업계에선 두바오와 키미 역시 결국 유료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바이두 관계자는 “신규 진입한 두바오와 키미가 무료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우리처럼 유료로 바뀐다면 그 순위는 알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발주자인 두바오의 약진은 틱톡 플랫폼을 활용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틱톡과 협업하기 시작한 6월부터 두바오의 사용자 수는 급증했다. 2024년 6월 월간 사용자 수는 2100만 명으로 5월 대비 150%가량 늘었다.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졌고 결국 5000만 명을 돌파했다.
생성형 AI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동영상 생성 앱인 ‘소라’의 경우 10월에만 방문량이 2800% 늘었다. 소라는 인체 동작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또한 박진감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용자 수가 급등하고 있다.
AI 업계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스타트업체 미니맥스가 선보인 ‘토키’도 큰 인기다. 미니맥스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굴지의 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토키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미니맥스의 기술력이 높게 평가된 결과다.
토키는 연예인, 운동선수, 외국작가 등 유명인과의 가상대화를 할 수 있는 앱이다. 또한 연애 상대도 찾을 수 있다. 토키는 AI 관련 앱에서 두바오에 필적할 만한 경쟁자로 꼽힌다.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100만 명가량이다. 10월 한 달간 토키의 이용자 수는 9월에 비해 14%가량 증가했다.
토키를 매일 이용한다는 20대 여성 왕 아무개 씨는 “미국 대선이 끝난 후 트럼프 지지를 했던 일론 머스크와 (토키에서) 가상 대화를 했다. 머스크와 직접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면서 “다음엔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와의 대화를 시도해볼 것”이라고 했다. 한 30대 남성은 “나는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와 자주 토키로 대화한다”며 웃었다.
중국 AI 회사들이 ‘본보기’로 가장 많이 거론하는 곳은 미국의 디지털 광고회사 ‘앱러빈’이다. 앱러빈은 2024년 가장 높은 주식 상승률을 기록한 회사다. 연초보다 310% 올랐는데, 이는 AI 대장주로 알려진 엔비디아(170%)보다 높은 수치다. 2012년 설립된 앱러빈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온라인 게임 광고 호황을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앱러빈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억 달러(1조 7000억 원)가량이다. 순이익은 4억 3500만 달러(6200억 원)에 달했다. 2023년 동기 대비 각각 39%, 300% 증가했다. 앱러빈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141조 원)가량에 달한다.
중국 AI업계 한 고위 임원은 “앱러빈의 수익 모델을 유심히 보고 있다. 앱러빈이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AI광고엔진 ‘액슨 2.0’ 때문이다. 이것은 알고리즘 및 빅데이터 기반 사용자 선별이 탁월하다고 한다”면서 “AI를 영업에 접목하면 얼마나 큰 시너지가 나는지를 볼 수 있는 대표적 기업”이라고 했다.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은 중국에서 ‘AI 전도사’로 불릴 만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는 얼마 전 공식석상에서 “지난 24개월 동안 AI 챗봇 업계의 가장 큰 변화는 질문에 대한 답변 정확도가 놀라우리만큼 향상됐다는 점”이라면서 “이로 인해 AI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리옌훙은 “AI 시대엔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많은 콘텐츠와 정보, 서비스가 폭발할 것이다. 챗봇이 매개체가 될 것이다. 특정 회사, 대기업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AI 기술이 폭넓게 보급되면서 누구나 자신만의 챗봇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몇몇 전문가들은 중국산 챗봇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다. 특정 질문, 인물 등에 대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다. 실제 두바오, 어니 등에 시진핑 주석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 답을 듣지 못하고 다른 질문을 유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층 사이에선 금지된 단어들을 교묘히 바꿔 챗봇에 쓰는 노하우 등이 공유되기도 한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