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물과 녹용커피가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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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농심 사옥. | ||
신춘호 농심 회장의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대한상사중재원 중재판정부의 판정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의 ‘삼다수’ 판매협약이 오는 12월 14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농심은 백두산 생수 국내 출시는 물론 세계 최초 녹용(강글리오사이드) 커피를 전격 출시하며 매출 만회에 나설 예정이다.
삼다수는 그동안 농심에서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제품이다. 지난해 농심의 매출 1조 9700억 원 가운데 삼다수는 약 1900억 원을 차지했다. 100여 브랜드가 경쟁하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삼다수는 절반에 가까운 약 4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민 생수’의 자리를 굳게 지켜왔다. 하지만 재판 끝에 제주도개발공사는 농심과 계약을 종료하고 우선협상자인 광동제약과 새로운 유통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협상 중이다.
삼다수를 잃은 농심은 백두산 화산광천수인 ‘백산수(중국 제품명)’를 삼다수 계약 종료 다음날인 15일부터 전국의 대형마트 등에 공급을 개시한다. 백두산 천연 광천수는 유럽의 알프스, 러시아의 카프카스 산맥 광천수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힌다. 이 같은 명성을 이용해 농심은 ‘백산수’를 프리미엄 제품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에서 기존 약 900원(2ℓ 기준)에 판매되던 삼다수보다 100원 높은 1000원의 가격을 잠정 책정하기도 했다.
백산수는 현재 선적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들여오는 백산수가 관세 운송비 등 유통비용이 더 들어가는 데다, 생산량도 한라산의 화산암반수인 삼다수의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삼다수 매출 공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농심은 백산수를 중국 다롄(大連)항에서 평택 인천 부산, 3개 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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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춘호 회장. | ||
이 팀은 경영진의 든든한 후원 아래 ‘카프리썬’, ‘웰치스’, ‘켈로그(프링글스 포함)’ 등 주로 수입품의 영업을 담당하는 상품영업본부의 적극 지원을 받으며 마케팅 및 판매 등 사업전략 수립에 나선다. 강글리오 커피는 농심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강글리오사이드(Ganglioside) 성분이 함유된 커피. 라면 스프 제조 노하우를 집약한 첨단 ‘지오드레이션(Zeodration)’ 공법으로 만들어 맛과 향이 풍부한 건강기능성 커피라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강글리오사이드는 면역력 향상, 집중력 강화, 기억력 향상, 관절염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로, 농심은 녹용에서 이 물질을 추출할 예정이다. 이미 시제품이 나온 상태로 직원들을 상대로 시음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믹스 형태의 커피가 아닌 ‘병 커피’로 결정된 상태다.
한편 농심은 기존 삼다수 판매 특약점이 자사와의 거래약정을 해지하고 일부 광동제약 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은 11월 10일 현재 전국에 186개의 삼다수 특약점을 운영 중이다. 제주도개발공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광동제약은 ‘비타 500’, ‘옥수수 수염차’ 등의 음료 판매를 위해 약 120곳의 판매 대리점을 운영 중이다.
서울의 한 삼다수 특약점 관계자는 “아직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농심과 약정해지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농심이 새로 출시할 백두산 샘물의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추후에 어느 쪽과 계약을 맺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