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메달 등 화려한 족적 남겨…“부상 못 이겨내 아쉬움 커”
2024시즌 K리그가 막을 내린 시점, 제주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구자철의 은퇴 소식이 이어졌다.
화려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고교 졸업 직후 제주에 입단, 2년 차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가능성을 보이던 그는 2010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프로 4년 차를 맞은 그는 당시 아시안게임 참가 등 연령별 대표팀을 오가는 와중에도 리그 26경기에서 5골 11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활약에 당시 제주도 고공행진을 펼쳤다. 정규리그에서 2위를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구자철이 챔피언결정전에서 보인 투혼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K리그가 좁아 보이는 활약에 유럽이 반응했다. 구자철은 2011년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 5골을 기록, 득점왕에 오른 직후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갔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며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냈다. 성인 대표팀에서도 두 번의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 76경기 19골의 기록을 남겼다.
독일에서 9년 동안 3개 팀에서 활약 이후 카타르 리그를 거쳐 2022년 다시 제주로 복귀했다. 돌아온 구자철은 독일 진출 이전과 같이 빛나지는 못했다. 의욕적으로 나섰으나 반복되는 부상에 그라운드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3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마저도 90분 가까이 출전 시간을 기록한 경기는 없었다. 앞서 본인 스스로도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시즌 내내 부상을 이겨내지 못한 채 좌절했다. 팬들과 호흡하고 꿈나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크다. 그 아쉬움을 다시 보람으로 만드는 것이 숙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선수생활은 마무리 지었지만 각별한 제주와의 인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구단은 "구자철 은퇴 이후 어떤 역할을 맡을지 협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