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으면 적게 먹고도 생존 가능한 유충단계로 되돌아가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빗해파리’ 또는 ‘감투해파리’라고 불리는 이 해양 생물은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겪으면 오히려 더 어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유충 단계로 되돌아간다는 의미다. 이는 유충이 성체보다 적게 먹고도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노르웨이 베르겐대학의 박사 후 연구 과정에 있는 조안 J. 소토-엔젤이었다. 어느 날 연구실 수조의 성체 빗해파리가 갑자기 사라진 후 유충이 발견된 것이 계기였다. 이내 성체와 유충이 같은 개체라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동료들과 함께 빗해파리가 ‘나이를 거꾸로 먹는’ 이유를 찾기 위해 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성체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충으로 돌아간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스트레스 상황을 주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의 빗해파리에게는 장기간 먹이를 주지 않은 채 굶기고, 또 다른 그룹에게는 물리적 상해를 입힌 후 관찰했다. 그리고 다시 먹이를 주자 놀랍게도 실험 대상이었던 65마리의 빗해파리 가운데 13마리에서 어린 빗해파리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촉수가 다시 자라는 모습이 관찰됐다.
소토-엔젤은 “마치 시간을 되돌리듯 천천히 유충으로 변하는 모습은 정말 경이로웠다”라고 말하면서 “이처럼 독특한 ‘시간 여행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새로운 종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이런 능력이 전체 생명체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한다”라고 밝혔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