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박찬욱·나홍진 ‘K-팝 여제’ 블랙핑크 복귀…아이유·변우석·박정민 출연 드라마도 눈길
#봉준호·박찬욱·나홍진이 온다
긴 침체기에 허덕이는 영화계에는 단비 같은 인물이 돌아온다. 먼저 봉준호 감독이다. 2019년 공개한 ‘기생충’으로 칸 국제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 등을 휩쓴 봉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미키17’이 오는 3월 전 세계 개봉된다.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7’이 원작이며,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복제인간 소모품(익스펜더블) 미키의 이야기를 담는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배트맨’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고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등이 출연한다.
하반기에는 ‘깐느 박’ 박찬욱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더 액스’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회사원이 해고된 뒤 가족과 집을 지키려 재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는다. 배우 이병헌, 손예진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추격자’, ‘곡성’ 등을 통해 장르물의 대가로 불리는 나홍진 감독도 신작 ‘호프’를 공개한다. ‘곡성’으로 절대적 지지를 받은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의문의 괴생명체에 맞서는 항구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곡성’을 함께했던 황정민을 비롯해 조인성, 정호연과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참여했다.
#BTS가 끌고 블랙핑크가 민다
K-팝 시장에는 남녀 ‘끝판왕’이 컴백 신호탄을 쏜다. 현 K-팝 시장의 위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오는 6월 전원 군복무를 마친다. 먼저 사회로 돌아온 맏형 진이 활발하게 솔로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이어 전역한 제이홉과 나머지 멤버들이 결합한다. 방탄소년단의 컴백은 K-팝을 넘어 전 세계 팝시장에 돌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걸그룹 뉴진스 및 민희진 전 대표와의 다툼 속에서 사면초가에 놓인 하이브도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술을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몰다가 적발됐던 슈가의 활동 방향은 미지수로 남아 있다. 오는 6월 이후 곧바로 활동을 시작하면 부정적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적잖다. 이 때문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개별 활동을 먼저 시작하고 ‘완전체’ 활동은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블랙핑크도 다시 뭉친다. K-팝 역사상 가장 성공한 걸그룹의 귀환이다. 2023년 YG엔터테인먼트(YG엔터)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개별 활동을 해오던 이들은 ‘블랙핑크’로서 공식 활동은 YG엔터에서 함께하기로 합의했다. 블랙핑크는 계약 만료 전 진행한 월드투어 ‘본 핑크’로 약 180만 명을 모았고, 누적 매출은 3000억 원에 육박한다. 확실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셈이다.
게다가 분위기도 좋다. 지난해 말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협업곡 ‘아파트’(APT.)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 곡으로 로제는 미국 빌보드차트에서 역대 K-팝 여가수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미다스의 손’ 김은숙·임상춘이 다시 쓴다
올해 방송을 앞둔 드라마 최고 기대작은 김은숙 작가의 ‘다 이루어질지니’다. ‘더 글로리’ 이후 약 3년 만이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1000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김우빈 분)와 감정이 없는 인간 가영(수지 분)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동안 ‘도깨비’,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장인으로 군림한 김 작가가 본업으로 돌아온 셈이다. 게다가 영화 ‘극한직업’으로 1400만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장인과 장인의 만남이다.
‘동백꽃 필 무렵’과 ‘쌈, 마이웨이’의 임상춘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배우 박보검과 아이유가 주연을 맡은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에서 태어난 반항아 애순(아이유 분)과 팔불출 관식(박보검 분)의 일생을 풀어낸 로맨스물이다. ‘동백꽃 필 무렵’에서 어촌 마을의 희로애락을 보여줬던 임 작가는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주도로 배경을 옮겨 이 지역의 풍광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담았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나의 아저씨’, ‘미생’으로 유명한 김원석 감독이 연출자로 힘을 보탠다.
이외에도 지난해 ‘선재 업고 튀어’로 벼락스타가 된 변우석의 차기작인 ‘21세기 대군 부인’, 배우 박정민, 지수가 참여한 좀비물은 ‘뉴토피아’, 박보검이 복싱 선수 출신 경찰로 분한 ‘굿보이’, 김혜자가 백상예술대상을 품에 안은 ‘눈이 부시게’ 제작진과 다시 의기투합한 ‘천국보다 아름다운’들이 꼭 챙겨봐야 할 드라마로 손꼽힌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