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 크지 않아…되레 예금보험료 상승 여부 저축은행업계 촉각
예금자 보호 제도는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나 파산 등으로 고객의 예금(원금과 이자)을 돌려줄 수 없을 때 공공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금융회사를 대신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은행과 저축은행 예·적금, 보험회사 보험료, 증권회사 예탁금 등이 보호 대상이다.
새마을금고, 농협, 신협 등 상호금융은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호금융의 예금자 보호 한도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새마을금고법, 농협협동조합법 등 개별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
예금자 보호 한도가 오르기 때문에 정기 예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은행보다 신용위험이 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에 자금이 쏠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금융당국은 2022년 공개한 연구 용역 결과를 통해 보호 한도를 1억 원으로 올리면 저축은행 예금이 16~2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금융학회는 최대 40%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는 제도 변경에 따라 자금 이동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머니 무브의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금리”라며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 예금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당초 예금 보호 한도에 맞게 여러 개로 쪼개서 개설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은 2015년 말, 금융투자업과 상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2016년부터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이 가능하다. 온라인을 통해 여러 금융기관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분산예치가 어렵지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은 ‘머니 무브’와 고객 이탈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때와 달리 현재 은행끼리는 물론 저축은행 업계와의 예금 금리 경쟁이 과열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금리 경쟁이 활발해야 머니 무브도 활발해진다. 단순히 예금자 보호 한도가 올랐다 해서 머니 무브가 크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호한도 상향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을 2028년부터 새롭게 검토할 방침이다. 예보료는 예금보험제도 운영을 위해 금융사가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하는 금액이다. 상호저축은행의 보험료율은 잔액 대비 0.4%다.
예보료도 예대마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의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올라가면 조달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대출 금리 인상이나 예금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