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습 성희롱’·LG전자 ‘보복성 인사’…미국 현지법인서 잇단 성차별 논란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삼성전자 아메리카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여성 직원이 지난해 12월 2일 뉴저지연방법원에 시민법 제7장 및 뉴저지 차별금지법 위반 등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 따르면, 원고는 회사 내 직속상관의 지속적인 성희롱과 부당대우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 은 아무개 씨는 “삼성전자 회사 측과 상사들이 동료들에게 성희롱에 대해 사과하고, 원치 않는 성적 과도한 행동을 금지한다고 공지했음에도 실제로는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은 씨는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 회사에 정식으로 성희롱 문제를 제기했지만, 오히려 팀에서 배제됐다는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더욱이 은 씨는 자신의 직속 상관이 강제적으로 자신에게 특정 여직원과 함께 있게 함으로써 불편한 성적 환경을 조성했고, 다른 직원들은 밖에서 우리를 관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은 씨는 상대 여성의 이름도 명시했다. 선데이저널은 은 씨 주장이 사실일 경우 상대 여성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LG전자 USA의 경우도 약 15년간 근무한 여성 직원이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해당 직원 한 아무개 씨는 2023년 7월부터 근무했으며 회사 내에 성차별적이며 부적절한 발언이 나무했다고 한다. 한 씨는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중 성희롱 피해를 입었으며, 2024년 5월 23일 다른 부서로 옮긴 뒤에도 업무 시간을 연장시키는 등 보복성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 씨는 “일부 상사는 여자들은 보험이 잘 돼 있는 회사에서 아이를 낳은뒤 그만두고 떠나라. 한국에서 중요한 사람이 방문하면 그분들의 취향에 맞게 간식과 음료를 잘 준비하라며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 특히 일부 직원을 향해서는 생리중인가 왜 저래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한씨는 인사담당자가 2024년 6월 18일 면담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않는 등 형식적, 책임회피성 면담에 불과했고, 결국 7월 3일 사직서를 냈고, 고용평등위원회에 문제를 제기, 11월 19일 소송을 해도 좋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양사의 소송은 모두 2024년 11월 19일 고용평등위원회로부터 소송 승인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세계적인 한국 기업 두 곳이 같은 시기에 유사한 혐의로 소송을 당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식 직장문화’가 글로벌 스탠다드와 충돌하는 지점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주목할 점은 두 회사 모두 내부 고발자에 대한 보복성 조치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피해를 봤다는 직원이 성희롱 신고 후 팀에서 배제됐다고 하고고, LG전자 직원 한 씨는 부서 이동 후 업무 과중 등의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두 회사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라고 전해진다. 양측은 소송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