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도·췌장암 많고, 수술증가율은 유방·폐·결직장암순
-‘전공의 의존 탈피 전문의 중심진료’ 지역 종합병원으로 ‘우뚝’
[일요신문] 암수술 중점 병원으로 평가 받는 부산 온종합병원의 지난해 암 수술 건수가 전년에 비해 5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정갈등의 장기화에 따른 대학병원 진료가 차질을 빚으면서 지역 거점종합병원으로 암환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온종합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2024년 한 해 동안 암 환자수술 건수가 324건으로 나타나, 전년도인 2023년 210건에서 54.28%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온종합병원의 전체 암 수술 건수를 암 종별로 구분해 살펴보면 간·담도·췌장암이 74건으로 가장 많았고, 결장·직장암 수술이 62건으로 뒤를 이었다.
수술 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은 유방암으로, 2023년 9건에 그쳤으나 지난 2024년엔 50건으로 무려 455.56%나 늘었다. 결장·직장암과 방광암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결장·직장암은 121.43%, 방광암이 100% 각각 늘었다.
결장·직장암 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난 데엔 지난해 영입한 부산대병원 교수출신 백승현 과장의 영향이 컸다. 백승현 과장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대학병원들의 파행진료가 장기화되면서 암 등 중증환자들이 지역 중견종합병원으로 몰려들자, 두세 진료과 전문의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콤바인 수술로 적극 대응했다.
콤바인수술은 여러 집도의사들이 같은 장소에서 한꺼번에 수술함으로써 환자부담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치료효과도 극대화돼 향후 전문의 중심 진료시스템으로 평가받고도 있다. 지난해 9월 중순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A 할머니는 온종합병원에서 CT와 PET CT검사를 받고, 외과 백승현 과장으로부터 진행성 대장암 진단과 함께 10㎝ 크기의 종양이 오른쪽 난소에까지 침범했음을 확인했다.
백승현 과장은 같은 병원 산부인과 김지연 과장과 의논 끝에 콤바인 수술을 결정하고, 김지연 과장이 난관난소 절제술을 하자마자 외과 백승현 과장이 하부 전방 절제술과 우측 반결장절제술을 잇따라 시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온종합병원은, 비교적 수술 예후가 나빠 대학병원에서 주로 시행하던 폐암 수술 건수도 2023년 12건에서 지난해 34건으로 183.33%나 증가했다. 이는 폐암수술센터 최필조 센터장이 동아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로 재직 시 ‘의사가 추천하는 흉부외과 명의’로 꼽힐 정도로 뛰어나다는 명성을 듣고 환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월말 폐암진단을 받은 같은 병원의 성형외과 과장이 서울에서 수술 받으라는 가족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최필조 센터장에게 폐 분절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지금 왕성하게 진료활동을 벌이고 있다. 2020년 3월부터 온종합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한 최필조 센터장은 지금까지 흉강경을 이용한 폐암 수술을 100여 건 시행해, 사망률과 합병증률 제로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온종합병원은 ‘지역완결 의료’를 목표로 부산지역 암환자들을 빠르고 체계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2018년 100억여 원을 들여 ‘꿈의 암 치료기’인 방사선 선형가속기 라이낙, PET-CT, 3D 복강경 시스템 등 최첨단 암 치료 장비를 구축하면서 암병원의 기틀을 다져왔다.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 김건국 교수(전 가천의대 길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의정갈등으로 인한 대학병원들의 파행진료가 장기화되면서 마음이 조급해진 암환자들이 무작정 기다릴 수 없어 오랫동안 암 진료에 투자해온 지역 거점병원으로 몰려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 중견종합병원 수술 의사들도 모두 오랫동안 철저하게 트레이닝을 받은 전문의들이어서 서로 협진이나 콤바인을 통해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의정갈등 속에 보여준 지역 거점종합병원들의 협진 진료시스템은 향후 우리나라의 새로운 진료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온종합병원은 지난 2일 가진 새해 시무식에서 2025년을 ‘도약의 해’로 정하고, 오는 3월까지 최첨단 로봇수술기인 ‘다빈치SP(Single port)’를 도입해 암 수술 등 외과 진료의 질을 한층 더 높여가기로 했다. 단일공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SP’는 하나의 로봇 팔에 3개의 수술기구와 3차원 카메라가 나와 2.5㎝의 단일 절개공을 통해 수술 부위에 접근하는 첨단 로봇수술 기종으로 수술 후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온종합병원 “암수술 급증, 지난해324건으로전년 대비54%증가”
온라인 기사 ( 2025.01.19 10: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