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면 왕위는 누가 이어받지?’
▲ 윌리엄 왕자의 부인 케이트가 임신을 해 영국 사회가 들뜬 분위기다. EPA/연합뉴스 |
▲ 1982년 당시 찰스 왕세자와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런던 세인트 메리 병원에서 태어난 윌리엄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 |
이런 인기는 지난해 윌리엄과 케이트의 결혼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는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당시 결혼식은 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으며, TV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시청한 사람은 무려 20억 명에 달했다.
왕세손 커플의 결혼식만큼 최근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것은 과연 언제쯤 2세가 태어날까 하는 문제였다. 그리고 이런 기다림은 마침내 현실이 됐다. 지난 3일 케이트가 병원에 입원한 직후 영국 왕실은 왕세손비의 임신 사실을 공식 발표했으며, 현재 심한 입덧 때문에 며칠간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신 12주 정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케이트는 현재 임신과다구토라고 알려진 ‘임신오조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던 영국인들은 고생하는 아내 곁을 지키다가 병원을 나오는 윌리엄 왕자의 미소 띤 얼굴을 보고 한시름 놓기도 했다.
케이트의 임신 소식이 전해지자 이런 저런 추측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 언제 어디서 임신이 이뤄졌나하는 궁금증부터 과연 아들일지 딸일지, 아니면 이름은 무엇으로 지을지, 심지어 머리 색깔은 무엇일지까지 온갖 행복한 추측들로 떠들썩하다.
이 가운데 가장 흥미를 끌고 있는 추측은 ‘쌍둥이 임신설’이다. 케이트가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추측하는 사람들은 가장 그럴듯한 근거로 ‘과도한 입덧’을 들고 있다. 보통 쌍둥이를 임신했을 경우에는 단생아를 임신했을 경우보다 입덧을 심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태반의 확대 또는 임신호르몬(인간융모성 생식샘자극호르몬)의 과다분비 때문이며, 이 둘은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더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또한 어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아들보다 딸일 경우에 특히 입덧이 심하다면서 뱃속의 아이가 공주일 확률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 윌리엄 왕자 부부 자녀 얼굴 예상 그래픽. |
레이시는 “실제 케이트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매우 높다. 먼저 윌리엄 쪽을 보면 외삼촌인 찰스 스펜서의 자녀들 가운데는 쌍둥이 딸이 있으며, 스펜서의 조부인 퍼모이 경 역시 쌍둥이였다”고 말했다. 케이트 쪽 가계도를 봐도 쌍둥이 조상들이 있었다. 가령 친조모는 쌍둥이 자매 가운데 한 명이었으며, 케이트의 아버지인 마이클 미들턴에게는 쌍둥이 고모할머니가 있었다.
만일 소문처럼 케이트가 쌍둥이를 출산할 경우 영국 왕실은 15세기 이래 처음으로 쌍둥이 가운데 하나가 왕위를 물려받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영국 왕실에서 마지막 쌍둥이는 1430년 제임스 1세 국왕과 조앤 여왕 사이에서 태어난 알렉산더와 제임스 쌍둥이 형제가 있었으며, 이 가운데 장남인 알렉산더가 사망한 후 제임스가 왕위를 계승한 바 있다.
한편으로는 쌍둥이일 경우 왕위계승 서열과 관련해서 다소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염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분만일 경우 단 1초라도 먼저 태어난 자녀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세손의 뒤를 이어 왕위계승 서열 3위에 오르고, 나중에 태어난 자녀는 자동으로 4위에 오르게 된다.
문제는 쌍둥이가 제왕절개로 태어날 경우다. 이럴 경우 누가 서열 3위에 오를지는 전적으로 수술을 담당한 의사의 손에 달려있게 된다. 이런 비슷한 경우는 지난해 덴마크 왕실에서도 일어난 바 있다. 덴마크 왕위계승 서열 1위인 프레데릭 왕세자의 부인 메리 왕세자비가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곧이어 제왕절개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한동안 덴마크 전역은 시끄러웠다.
이유는 앞서 말한 것과 같았다. 왕위계승 서열을 과연 의사의 손에 맡겨도 되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논란으로 끝났다. 다행히 메리 왕세자비는 자연분만에 성공했고, 25분 먼저 태어난 빈센트 왕자와 뒤늦게 태어난 조세핀 공주의 왕위계승 서열이 각각 2위와 3위로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만일 아들딸 쌍둥이가 태어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꼭 아들만 왕위를 계승하게 될까.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아들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장자상속제도를 철폐하기로 한 영국 왕실의 결정에 따라 앞으로는 성별에 관계없이 장남 혹은 장녀가 왕위를 이어받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쌍둥이 가운데 아들이건 딸이건 무조건 먼저 태어난 자녀가 윌리엄 왕자의 동생인 해리 왕자를 제치고 왕위계승 서열 3위에 오르게 된다.
케이트의 임신 소식에 들뜬 것은 도박업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일랜드의 도박사이트인 ‘패디 파워’는 쌍둥이 임신 확률을 50분의 1에서 8분의 1로 높였는가 하면, 다른 도박사이트들은 벌써부터 장차 태어날 아기의 이름을 맞추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영국의 도박사이트인 ‘윌리엄 힐’은 아기의 이름에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의 판돈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들일 경우 가장 확률이 높은 이름으로는 프란시스, 존, 필립, 찰스, 조지 등이 물망에 오른 상태며, 딸일 경우에는 가장 높은 확률을 자랑하는 엘리자베스 외에도 메리, 앤, 빅토리아 등이 있다. 이밖에 고 다이애나비의 이름을 딴 다이애나도 있으며, 비록 낮은 확률이긴 하지만 윌리엄의 새엄마인 카밀라의 이름도 후보에 올라 있다.
신이 난 도박업체들이 베팅을 하는 것은 비단 아기 이름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머리 색깔이나 출생 시 몸무게, 혹은 대부와 대모가 누가 될 것인지도 맞추느라 분주한 모습들이다. 대부의 경우 해리 왕자가 50%의 확률로 가장 높게 지목됐고, 그 외에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지목됐다. 대모는 케이트의 모친인 캐롤 미들턴과 동생인 피파 미들턴을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으며, 빅토리아 베컴은 100분의 1의 확률로 비교적 낮게 점치고 있다.
한편 왕실 후손의 탄생이 영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영국이 지난해 왕실 결혼식을 통해 20억 파운드(약 3조 4800억 원)의 경제효과를 누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에 못지않은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이 왕실과 관련해 벌어들이는 관광수입은 매년 45억 파운드(약 7조 83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알뜰한 예비 엄마 케이트
유모 안두고 직접 육아 맡기로
보통 전통적으로 왕손이 태어나면 유모, 경호원 등 여러 명의 수행원들이 달라붙게 마련이다. 윌리엄 왕자 역시 갓 태어나자마자 유모의 손에 맡겨졌으며, 이런 경우는 지금까지 흔하게 있어왔다.
하지만 ‘당찬 예비 엄마’ 케이트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소문에 따르면 케이트는 장차 태어날 아기의 육아를 본인이 전담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유모 역시 고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케이트는 자녀가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될 때까지 왕세손비의 공식 일정을 대부분 소화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처음 이런 뜻을 전달받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자 모두 놀라서 반대했지만 결국은 케이트의 뜻을 존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케이트처럼 직접 육아를 맡는 경우는 영국은 물론 유럽 왕실에서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케이트의 확고한 태도는 자녀들이 가능한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는 평소 그녀의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민이었던 케이트는 왕실의 식구가 된 후에도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왔다. 가능한 중산층 주부처럼 생활하고 있는 그녀는 공식석상에 같은 의상을 여러 차례 재활용해서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가정부도 고용하지 않은 채 웬만한 살림살이는 직접 도맡아서 하고 있다.
일례로 신혼 시절 왕실 측에서 보내주었던 가정부를 되돌려 보냈던 케이트는 되레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부가 사는 데 왜 가정부가 필요한 거죠? 요리를 하고, 장을 보고, 청소를 하는 일쯤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케이트는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경호원을 대동해야 하지만 가능한 한 직접 장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윌리엄과 케이트 부부는 런던에서 웨일스를 오갈 때마다 일반 기차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비록 1등칸 객실에 탑승하긴 하지만 1등칸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과 섞여서 다닌다는 점은 기존의 왕실 가족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건대 앞으로 케이트가 과연 어떤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사뭇 기대된다. [영]
유모 안두고 직접 육아 맡기로
하지만 ‘당찬 예비 엄마’ 케이트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소문에 따르면 케이트는 장차 태어날 아기의 육아를 본인이 전담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유모 역시 고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케이트는 자녀가 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될 때까지 왕세손비의 공식 일정을 대부분 소화하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처음 이런 뜻을 전달받은 찰스 왕세자와 윌리엄 왕자 모두 놀라서 반대했지만 결국은 케이트의 뜻을 존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케이트처럼 직접 육아를 맡는 경우는 영국은 물론 유럽 왕실에서 드문 것이 사실이다.
이런 케이트의 확고한 태도는 자녀들이 가능한 평범하게 자라길 바라는 평소 그녀의 바람 때문이기도 하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평민이었던 케이트는 왕실의 식구가 된 후에도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왔다. 가능한 중산층 주부처럼 생활하고 있는 그녀는 공식석상에 같은 의상을 여러 차례 재활용해서 입고 나타나는가 하면, 가정부도 고용하지 않은 채 웬만한 살림살이는 직접 도맡아서 하고 있다.
일례로 신혼 시절 왕실 측에서 보내주었던 가정부를 되돌려 보냈던 케이트는 되레 이렇게 말했다. “우리 부부가 사는 데 왜 가정부가 필요한 거죠? 요리를 하고, 장을 보고, 청소를 하는 일쯤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케이트는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경호원을 대동해야 하지만 가능한 한 직접 장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윌리엄과 케이트 부부는 런던에서 웨일스를 오갈 때마다 일반 기차를 이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비록 1등칸 객실에 탑승하긴 하지만 1등칸을 이용하는 일반 시민들과 섞여서 다닌다는 점은 기존의 왕실 가족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건대 앞으로 케이트가 과연 어떤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사뭇 기대된다.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