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종합병원 혈관조영실팀 의료진. 사진=센텀종합병원 제공](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496461032386.jpg)
센텀종합병원에 따르면 여성 A(68세) 씨는 의식 저하로 응급실에 이송돼 왔다. 이에 의료진이 뇌 CT 검사를 시행한 결과, 뇌 지주막하 출혈로 확인됐다. 추가 실시한 CT 혈관조영술에서는 우측 경동맥의 뇌동맥류 파열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뇌 지주막하 출혈은 혈관벽이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있다가 터지는 현상으로, 급성 뇌출혈을 유발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 씨는 파열된 동맥류에서 재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였는데, 재출혈된다면 뇌에 손상을 줘 사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센텀종합병원 이동혁(신경외과 전문의) 과장은 곧바로 A 씨에 대해 응급 ‘코일 색전술’을 시행했다. 코일색전술은 개두술(머리를 직접 절개하는 수술) 없이 혈관 내 접근을 통해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비침습적 수술법이다.
다리 대퇴부나 팔의 혈관을 통해 미세한 도관(카테터)을 삽입한 후, 이를 뇌혈관에 위치시키고 동맥류 내부에 특수 금속 코일을 채우는 것이다. 이 수술법은 혈류 흐름을 차단해 추가 출혈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미세 침습 수술이라 회복 속도가 빠르고,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색전술을 시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술 전 의식이 혼미 수준이었던 A 씨는 수술 후 기면 상태로 호전됐다. 이어 중환자실에서 1주일간 집중 치료를 받고 일반 병실로 옮겨진 후 재활 치료를 병행했다. 그리고 입원 3주일 만에 걸어서 퇴원했다. 뇌 지주막하 출혈의 경우 후유증 없이 출혈 이전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5~10%에 불과하다.
센텀종합병원 신경외과 이동혁 과장은 “뇌 지주막하 출혈은 혈관이 약해지면서 꽈리처럼 부풀어진 동맥류가 파열되며 뇌출혈을 일으킨다. 혈관이 약해진 부분을 금속실로 막아주는 치료가 코일색전술이다. 이는 재출혈을 방지해 뇌 손상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뇌 지주막하 출혈은 초기 치료가 환자의 생사와 신체적 후유증 등의 정도를 결정할 수 있는 질환이다. 이동혁 과장은 “그렇기 때문에 극심한 두통이나 의식 저하 및 혼미, 구토 및 어지러움, 시야 장애, 편측 마비 및 감각 이상 등의 증상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상되면 회복 어려운 ‘콩팥’...정기검진 필수
![센텀종합병원 신장내과 황철구 과장의 진료 장면. 사진=센텀종합병원 제공](https://storage3.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496481038824.jpg)
남성 A씨(63)는 최근 하지 부종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건강검진에서 신기능이 저하됐다는 소견을 들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이를 무시하며 일상생활을 하다 병이 진행됐고 만성 콩팥병 4기를 진단받았다.
콩팥은 어른의 주먹과 비슷한 크기로 우리 몸의 등 중앙 높이의 양쪽에 위치한다. 신장은 우리 몸이 늘 같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기능을 한다. 혈액을 걸러 노폐물을 제거함과 동시에 필요한 물질은 몸속에 남게 하는 여과기 같은 역할을 하며 나트륨과 칼륨, 칼슘과 같은 전해질과 수분의 양을 조절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소변이고, 요관을 통해 방광에 저장된 후 요도를 통해 배출된다. 콩팥은 몸의 산-염기 균형을 유지하도록 도와주고 혈압을 조절하고 적혈구 생성을 도와 빈혈이 생기지 않도록 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뼈가 튼튼하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만성콩팥병은 3개월 이상 오랜 기간에 걸쳐 이미 콩팥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그렇게 때문에 치료의 목표는 콩팥을 원래대로 되돌리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치료 목표는 신장기능의 회복이 아닌 유지 및 악화 속도 지연이다. 신기능 저하로 발생하는 빈혈, 전해질 및 수분 불균형, 요독증 등의 합병증을 함께 치료하는 것도 필수다.
센텀종합병원 신장내과 황철구 과장은 “길어진 수명과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주요 만성질환의 유병률 증가와 맞물려 만성콩팥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약물 과다복용이나 조영제를 사용하는 검사의 증가도 만성콩팥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만성콩팥병의 원인 중 가장 주된 두 가지는 당뇨와 고혈압이며, 그 다음으로 만성사구체염, 다낭성콩팥병, 콩팥동맥협착, 결석이나 전립샘 비대로 인한 요로폐쇄, 진통제 등 약물남용 등으로 인한 콩팥 손상이 그 원인이 된다.
황철구 과장은 “당뇨는 단순히 당이 높은 병이 아니라 혈관병이라고 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혈관덩어리인 콩팥에 영향을 주어 합병증이 발현하게 된다. 따라서 혈당을 최대한 정상에 가깝게 조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라며 최근 당뇨콩팥병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켜주는 다양한 약물들이 개발되어 이전보다 치료에 선택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 역시 콩팥 혈관의 혈압도 올라가기 때문에 콩팥 혈관에 경화가 생기고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게 된다.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콩팥병환자는 수축기 혈압을 130~14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전했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서서히 감소하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절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말기신부전에 도달할 때까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만성콩팥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는 사람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황철구 과장은 “예방을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의심증상이 있으면 바로 검사를 해야 한다”며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어떤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1년에 1~2번 정도 신장기능을 평가하여 나의 신장기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당과 혈압 조절을 철저히 하면서 위험인자들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