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불허 처분 불복해 행정소송 제기…“사실상 병역 면제자” 법원, 원고 손 들어줘

1986년생인 A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 만 35세였던 2022년 7월,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때 국적법 제15조 1항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다.
국적법 제15조 1항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진해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는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
5개월 만인 2022년 12월 A 씨는 "미국 입국 때마다 2차 심사를 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설명하면서 법무부에 국적 회복 신청을 했다. 그러나 2023년 10월 법무부는 A 씨에게 병역기피 의도가 있다며 불허했다.
A 씨는 2023년 11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해당 불허 처분을 취소를 구하는 심판청구를 했다.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4년 1월 A 씨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했고, A 씨는 이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 씨가 병역 기피 목적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이미 병역법상 입영 의무 등이 면제되는 만 36세를 넘긴 상태에서 국외여행 허가를 받았고, 국외여행 허가 취소 대상자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사실상 병역을 면제받은 자"고 봤다.
또한 "미국 시민권 취득 이후에도 전문연구요원으로 편입해 병역 이행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 병역기피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병역법에 따르면 국적회복 허가를 받은 사람에 한해 만 38세부터 병역을 면제하고 있다.
이밖에도 재판부는 A 씨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학업과 연구 활동을 이어온 점, 입국심사에서 전자 여행 허가신청서 오기재로 두 차례 입국이 거부된 사실이 있다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했다.
재판부는 "병역 의무가 있는 남성이 외국 국적 취득하는 것만으로 병역기피 의도가 있다고 추정하는 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서 "국적회복 여부는 단순한 결과가 아닌 동기와 구체적 경위 등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