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 지명…“헌법 준수·결정 존중”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은 2019년 4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에 취임했으며 6년의 임기를 마쳤다.
문 권한대행은 헌재 구성원들에게 인사한 뒤 퇴임사를 읽기 시작했다. 퇴임사는 3쪽 분량의 원고로 준비됐지만, 문 권한대행은 모두 암기해 구성원들과 눈을 마주치며 소회를 전했다. 그는 “오늘 6년의 재판관 임기를 마친다”면서 “헌재가 헌법이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3가지가 보충돼야 한다”며 재판관 구성 다양화, 더 깊은 대화, 결정에 대한 존중을 언급했다.
문 권한대행은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는 대통령과 국회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적 해결이 무산됨으로써 교착상태가 생길 경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들 한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의 설계에 따르면 헌재가 권한쟁의 같은 절차에서 사실성과 타당성을 갖춘 결정을 하고 헌법기관이 이를 존중함으로써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견제와 균형에 바탕한 헌법의 길은 헌재 결정에 대한 존중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 내부를 향해선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며 “재판관과 재판관 사이에서, 재판부와 연구부 사이에서, 현재의 재판관과 과거의 재판관 사이에서 더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대화는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과정과 경청 후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는 성찰의 과정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울의 무게로 마음이 짓눌려 힘든 날도 있었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헌법재판의 기능이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이 재판관은 또 “국가기관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고, 자유민주국가가 존립하기 위한 전제다. 국가기관이 헌법을 준수하지 않고 무시할 때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헌법의 규범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 헌재가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헌법질서의 수호·유지에 전력을 다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문 권한대행과 이 재판관은 헌재 본관 분수대 앞에서 전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마친 뒤 이날 오전 11시 32분쯤 헌재를 떠났다. 9인의 헌법재판관들은 퇴임식 전 헌재 내에서 30여 분간 티타임을 갖고, 최근엔 간단한 식사 자리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지난해 10월 이종석 헌법재판소장이 후임자 없이 헌재를 떠나 문 권한대행이 이어받은 권한대행직은 김형두 재판관이 맡을 전망이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