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림 정규리그 1위 파란, 원익·합천·영암 승자와 격돌…각 팀 ‘용병’ 출전 여부와 활약 큰 변수

올 시즌 KB리그는 ‘피셔 방식’ 도입과 함께 그야말로 격동의 연속이었다. 극한의 집중력과 빠른 수읽기를 요구하는 초속기 대국은 예상 밖의 결과를 낳으며 순위 경쟁을 마지막 라운드까지 안갯속으로 몰고 갔다. 특히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속한 강팀 GS칼텍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이변이 발생하며, 피셔 방식의 파급력과 리그의 치열한 경쟁을 실감케 했다.
이러한 혼전 속에서 최종 14라운드 결과, 박정상 감독이 이끄는 신생팀 영림프라임창호가 9승 5패를 기록하며 창단 첫해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돌풍을 일으킨 영림프라임창호가 포스트시즌에서도 기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2위 자리는 더욱 치열했다. 원익, 수려한합천, 마한의 심장 영암이 나란히 8승 6패 동률을 이뤘으나, 개인 승수에서 앞선 원익이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수려한합천과 마한의 심장 영암은 각각 3위와 4위로 포스트시즌 막차에 탑승, 준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하게 되었다.
#4팀 감독·주장, 우승 향한 출사표
지난 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는 정규리그 1위 영림프라임창호, 2위 원익, 3위 수려한합천, 4위 마한의 심장 영암의 감독과 주장들이 참석해 우승을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창단 첫해 정규리그 1위라는 파란을 일으킨 영림프라임창호는 챔피언결정전 직행이라는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제 ‘돌풍’을 넘어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박정상 감독 역시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KB리그 감독을 맡고 포스트시즌에 100% 진출했지만, 저의 부족으로 아쉬운 성적이 많았다”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이번에는 그 아쉬움을 꼭 떨쳐내겠다.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후회 없는 승부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영림프라임창호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충분한 휴식과 준비 시간을 확보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이 실전 감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켰던 원익은 올 시즌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통해 우승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원익은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3번기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이희성 감독은 전력 강화의 이유를 명확히 했다. “작년 시즌에서 선수단을 절반 이상 교체했기에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해줘서 2위라는 성적을 남길 수 있었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면서 “전력을 바꾼 것은 우승하기 위함이었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강한 목표 의식을 드러냈다.
수려한합천은 KB리그의 꾸준한 강호지만, 유독 포스트시즌에서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수려한합천은 4위 마한의 심장 영암을 상대로 1승 어드밴티지를 안고 시작하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수려한합천은 1승만 거두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고근태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자주 올라왔는데 항상 마지막 결과가 아쉬웠다”며 과거를 돌아본 뒤 “이번 시즌은 3위에서 출발하는 만큼 잘 준비해서 꼭 우승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아쉬움의 역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해원 감독은 “팀 창단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기쁘다. 선수들이 잘 싸워준 덕분”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어 “위기에 강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포스트시즌에서도 잘 싸워보겠다”며 팀의 강점을 강조했다.
#용병 변수, 단기전 왕좌의 향방은?
한편 포스트시즌 경기는 팀마다 1명씩 보유하고 있는 용병들의 활약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한 바둑리그 관계자는 “영림은 당이페이(4승 1패), 원익은 진위청(4승 2패), 수려한합천은 판인(2승 4패), 영암은 쉬하오훙(4승 2패)이 소속돼 있는데 이들의 활약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들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 스케줄에 맞춰 용병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인지가 우승컵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20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은 각자 1분에 10초(피셔방식), 초속기로 진행되며 각 대국은 순차적으로 열리며 우승팀이 결정되는 챔피언결정전은 5월 3~5일 열린다. 우승팀에게는 2억 50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준우승 1억 원, 3위 6000만 원, 4위 3000만 원이다.
유경춘 객원기자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