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주목할 점은,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대선 평균율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적극 투표층의 비율은 84%에 그쳤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19대 대선을 3주 앞둔 시점이었던 2017년 4월 넷째 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89.8%에 비해 낮은 수치다.

정치학적 관점에서 보면, 통상적으로 탄핵과 같은 헌정 위기 이후 실시되는 선거는 시민들의 정치적 효능감 증대로 인해 투표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이 제도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탄핵과 같은 정치적 사건 직후 강화되면서, 이것이 선거 참여율 증가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정치적 지형은 이러한 이론적 기대와는 상반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이른바 ‘반명’ ‘반윤’ 정서의 확산을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비선호가 존재하는 동시에,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높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양대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은 일부 유권자들로 하여금 투표 참여 자체를 거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심화는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해당 조사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42%, 국민의힘 28%, 조국혁신당 5%, 개혁신당 4%로 나타났는데,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6%p 하락한 수치다. 이러한 급격한 지지율 하락의 구조적 원인은 다음 세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한덕수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옹립하기 위한 국민의힘 주류 세력의 무리한 시도가 보수 유권자들의 이탈을 촉진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후보 교체 과정에서 드러난 주류 세력의 비민주적 행태는 보수 정당의 핵심 가치인 제도적 규범, 규칙에 대한 존중 의식이 부재함을 노출시켰으며, 이는 중도층뿐 아니라 보수층 지지자들의 이탈을 가속화시켰다고 분석할 수 있다.
둘째, 탄핵 당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여전히 국민의힘 내에 건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거취를 김문수 후보에게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김문수 후보는 반대로 윤 전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소극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양측의 이러한 책임 회피 행태는 중도 및 합리적 보수 유권자들에게 심각한 정치 불신을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적 위기 상황 이후에도 여전히 당내 주류가 친윤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정치적 ‘자기 정화의 부재’ 현상을 들 수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차대한 사태가 발생하면, 당내 주류 세력은 정치적 책임을 통감하고 일선에서 퇴장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이러한 정치적 자기 정화 능력의 부재는 유권자들에게 강한 정치적 거부감을 야기한다. 탄핵 당한 전직 대통령의 정치세력이 여전히 당을 주도하는 현실을 유권자들 상당수는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학적 관점에서, 정치는 적시성(Timeliness)의 예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늦은 감은 있지만, 현재라도 이런 문제들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낮은 지지율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화되고 고착화된 ‘정치적 현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국민의힘의 선택은 무엇일까.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