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캐피탈 지분율 15% 육박, 매입 목적 일반투자로 바꿔…유수홀딩스 “지속적으로 소통, 갈등 없어”

미리캐피탈은 2022년 8월 5% 이상 유수홀딩스 지분을 모으면서 주요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유수홀딩스 보유 공시 당시 미리캐피탈은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 매입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듬해 12월부터는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수정하면서 유수홀딩스 지배주주를 압박했다. 주요 주주가 단순투자로 투자에 참여할 경우 주요 의사 결정 등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전제로 보고 요건이 간소화된다.
반면 일반투자로 참여한 주요주주는 보고 사항이 많아지는 대신 일정한 수준의 경영 참여가 가능해진다. 대표적인 것이 △배당 확대 △감사위원 분리선출 △정관 일부 개정 등 주주제안이다.
이후에도 미래캐피탈은 유수홀딩스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했다. 미리캐피탈의 지분율이 15%에 육박하자 주주 간 갈등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유수홀딩스의 지배구조를 보면 최은영 회장이 지분 18.11%로 최대주주다. 최 회장의 장녀 조유경 부사장과 차녀 조유홍 씨는 각각 9.52%씩 보유하고 있다. 이외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더하면 최은영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49.92%에 달한다.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흔들릴 만한 지분율은 아니지만 3%룰 등을 통해 비지배주주들이 추천하는 인물을 감사위원으로 내세워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2021년 소액주주들은 △배당 확대 △감사 선임 △임원 보수 한도 제한 등 3건을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제안하기도 할 만큼 주주권익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유수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5.9%를 사모펀드인 알씨엠오션 사모투자 합자회사(알씨엠오션)에 매각했다. 최은영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우호세력에게 매각하면 의결권이 부활해 지배주주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당시 유수홀딩스는 자사주를 매각하고 약 79억 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자회사 싸이버로지텍 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자사주 매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유수홀딩스 핵심 계열사인 해운물류 컨설팅 전문업체 싸이버로지텍은 주주들로부터 상장 요구를 받고 있다. 유수홀딩스는 2024년 12월 12~23일 싸이버로지텍 지분 80만 주를 주당 1만 5500원에 공개 매수했다. 발행주식의 4% 수준으로 투입 자금은 124억 원 수준이다.
다만 상장될 경우, 싸이버로지텍 일반주주와 유수홀딩스 일반주주의 이해가 상충될 수 있다. 유수홀딩스 주주 입장에서 싸이버로지텍이 상장하게 되면 중복상장에 해당해 이익이 이중으로 계산(더블카운팅)돼 기업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상장을 통해 최대주주에게만 이익이 돌아간다면 일반 소액주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유수홀딩스는 알씨엠오션 측에 자사주를 주당 5140원에 넘겼다. 이는 최근 1년 최저점인 4955원에 견줘 3.5%(185원)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자사주는 주가가 고평가 됐다고 판단했을 때 매각하고, 저평가 됐다고 판단했을 때는 적극적으로 매수해 주가를 방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만약 자사주가 저평가 됐을 때 지분을 매각했는데, 공교롭게도 최대주주의 경영권이 강화됐다면, 일반주주의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앞서의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주가수익스와프 계약을 통해 2년간 매매 손익을 정산할 수 있다. 향후 2년간 주가가 올라 알씨엠오션이 주식을 처분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차익을 보전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알씨엠오션 측도 부담이 없다. 2년 내에 주가가 매입한 주가를 하회하면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어서다. 알씨엠오션 측에서 유수홀딩스 지분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2년 뒤 매각해 차익을 온전히 확보할 수도 있다. 게다가 알씨엠오션 측은 2년간의 계약기간 동안 일종의 이자 수익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은영 회장은 조중훈 창업주의 3남 고 조수호 한진해운 전 회장의 부인이다. 최은영 회장은 한진해운 회장이던 2016년 한진해운이 채권단 자율협약 신청을 발표하기 직전에, 회사의 법정관리 가능성과 관련한 미공개 중요 정보를 입수한 뒤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해 약 10억 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정보는 당시 실사기관이던 삼일회계법인 관계자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산업은행의 자금지원 거절 및 자구안 불이행 등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전조를 암시하는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일반 투자자들을 버리고 혼자 도망친 것과 다름없다”며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2억 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당시 자사주 매각은 지배주주의 경영권 강화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미리캐피탈과는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어 갈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리캐피탈이 일반투자로 투자목적을 바꾼 것은 한국에 투자할 때 일괄적으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바꾼 것”이라며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