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찬 받은 ‘씨너스’ ‘브링 허 백’, 현실밀착 호러 ‘주차금지’ ‘노이즈’, 그리고 정치오컬트 ‘신명’까지

5월 30일 개봉하는 '씨너스: 죄인들'은 국내 대중들에겐 마블 스튜디오의 '블랙팬서' 시리즈로 유명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그의 페르소나 마이클 B 조던과 함께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어두운 과거를 잊고 고향으로 돌아온 쌍둥이 형제가 그곳에서 깨어난 '악'과 맞서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블랙팬서', '크리드'의 마이클 B 조던이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을 1인 2역으로 연기했다.
앞서 '노스페라투'가 그렇듯 국내에선 큰 대중성을 갖지 못하는 흡혈귀를 소재로 한 작품이지만, 먼저 개봉한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2025년 최고의 영화"라는 극찬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영화 평가 지수인 로튼 토마토 98%를 기록한데다 시네마스코어 A 등급을 받은 것 역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장르 영화들 가운데 공포, 오컬트처럼 특정 마니아들에게 각광받는 작품은 대중성이나 작품성 부문에서 박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씨너스: 죄인들'은 무려 35년 만에 시네마스코어 A 등급을 받은 공포영화이기 때문이다.
6월 6일이라는 상징적인 날짜에 개봉하는 '브링 허 백' 역시 수작 공포영화로 개봉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브링 허 백'은 새엄마에게 입양돼 외딴집에 머무르게 된 남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의식에 휘말리며 끔찍한 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호러를 그린다. 빙의 의식을 소재로 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던 2023년 영화 '톡 투 미'로 데뷔한 대니·마이클 필리푸 쌍둥이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브링 허 백'을 먼저 경험한 해외 언론과 관객들은 "말초 신경을 산산조각내는 훌륭한 공포영화"(더랩), "매우 충격적인 공포"(버라이어티), "말 그대로 완전히 미친 영화"(댓 해시태그 쇼)라며 공포영화에게 보낼 수 있는 가장 큰 극찬을 쏟아냈다. 특히 주연이자 새엄마 역을 연기한 배우 샐리 호킨스의 열연에는 평단과 일반 관객 모두로부터 압도적인 찬사가 나왔다. "샐리 호킨스가 선사하는 숭고한 공포"(데드라인), "광기 어린 공포를 선사하는 샐리 호킨스 커리어 최고의 연기"(매셔블) 등의 뜨거운 반응과 더불어 '브링 허 백' 역시 로튼 토마토 지수 96%로 순탄한 흥행 시작을 알리고 있다.

'씨너스: 죄인들'과 '브링 허 백'이 판타지 호러를 다룬다면, '주차금지'와 '노이즈'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공포와 스릴러를 보여준다. 5월 21일 개봉한 영화 '주차금지'는 주차 시비를, 오는 6월 개봉이 예정된 '노이즈'는 층간 소음을 소재로 삼고 있다.
주차로 시작된 사소한 시비가 어떻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는지를 그린 '주차금지'는 현재 한국 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섬뜩한 스토리로 풀어내며 일찍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건의 발단이 된 주차 시비와 이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썩인 연희(류현경 분)와 그런 연희의 태도를 문제 삼아 살인 계획을 세우게 된 호준(김뢰하 분)의 시시비비를 두고 관객들 사이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 주희(한수아 분)를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 분)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를 그린다. 아파트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층간소음 유발자가 위층의 주영, 주희 자매라고 확신하며 살인 협박을 가하는 아랫집 남자(류경수 분)의 존재 또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뉴스로라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일이라 더욱 소름끼치는 공포를 선사한다.

5월 28일 개봉 예정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정치 오컬트 영화'를 표방하는 영화 '신명'도 여러 의미로 주목받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어린 시절 분신사바를 시작으로 주술에 심취한 윤지희(김규리 분)는 남자를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성형으로 얼굴을 바꾼 뒤 이름, 학력, 신분까지 위조해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권력의 맛을 보게 되면서 마침내 대한민국을 손에 넣겠다는 야망에 사로잡히고, 필요하다면 주술로 사람의 목숨조차 앗아갈 만큼 잔혹한 행보를 이어간다.
설정만 놓고 보면 황당할 만큼 터무니 없지만, 지금 현실이 비친다는 점에서 단순한 오컬트 영화를 떠나 정치 풍자에 더 가까워 보인다. 특히 극 중 정현수 PD(안내상 분)와 탐사보도 기자들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검사 출신 정치인 김석일(주성환 분)과 윤지희를 추적하던 중 둘 사이의 수상한 연결고리에 강한 의혹을 품게 된다는 점이 그렇다. 이런 탓에 공개된 '신명'의 티저 사진과 영상들에는 "개봉하면 꼭 보겠다"는 대중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다만 정치 성향을 띤 영화들이 대부분 그랬듯, '신명' 역시 개봉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열린공감TV 정천수 PD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있다. 대기업, 대형배급사에 밀리고 있다. 여러분 집 근처 개봉관에 '신명' 개봉 간청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회원들이 각 배급사 측에 "영화 '신명' 상영 요청을 넣자"는 집단 행동을 보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