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지도→처방·의뢰’ 확대 의료기사법 개정안 발의됐지만 논의 지연…의협 “안전성·면허권 침해 우려”

이를 위해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등은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물리치료 등 재활분야는 여전히 의료기관 중심 체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기공사 등은 의사의 ‘지도 아래’에서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의료기관 밖에서의 독립적인 방문 치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한계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5년 10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34명은 의료기사가 기존의 ‘의사 지도’뿐 아니라 ‘처방·의뢰’에 의해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부 역시 통합돌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당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방문 물리치료 허용에 대해 의료 안전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다. 4월 27일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안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하고 의사의 면허권을 침해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법안”이라며 비판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의사의 ‘지도’하에서도 방문재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의료기관 외에서도 의사의 지도가 가능하도록 공간적 범위를 중심으로 ‘지도’의 개념을 확장하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사의 지도와 감독이 배제된 의료행위는 환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국민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물리치료사 단체는 의사의 처방을 전제로 하는 만큼 안전성 우려는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만큼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집으로 찾아가는 보건의료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가장 기본적인 민생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4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하면서 관련 논의는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가의료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 개선 논의가 멈춰서면서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환자단체들은 “거동이 불편한 국민이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집에서 필수적인 재활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