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는 물론 외신 평가 엇갈려…“완성도와 메시지 떨어진다” vs “인간성에 대한 묵직한 질문 남겼다”
K-드라마로도 넷플릭스 시리즈로도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한 ‘오징어 게임’은 뜨거운 화제성만큼이나 마지막 이야기를 공개한 직후부터 다양한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매체들의 평가는 대체로 엇갈린다. 앞선 시리즈보다 완성도와 메시지 면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묻는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6부작으로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목숨을 걸고 임한 게임에서 최종 우승해 456억 원의 상금을 딴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이 인간을 살육하는 잔인한 게임을 멈추기 위해 다시 돌아와 벌이는 이야기다. 2024년 12월 공개된 시즌2에서 기훈은 참가자들과 뜻을 모아 게임을 멈추기 위한 반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로부터 이어지는 이번 시즌3은 기훈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 기훈과 인간을 불신하는 게임의 진행자 프런트맨(이병헌 분)의 가치관 충돌에 집중한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글로벌 1위(플릭스패트롤 집계)에 오르면서 또 한 번 저력을 증명했다. 단 하루 만에 93개국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아직 누적 시청 수와 시청 시간 등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넷플릭스 시리즈 역대 흥행 1,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즌1, 2에 이어 눈부신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시즌2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고 시즌3로 이어지게 설정한 점,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 세계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발부터 기록 행진이지만 시청자들은 물론 외신의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시즌3 공개 직후 내놓은 리뷰에서 “이전 시리즈만큼 날카롭지 않다”고 평했다. 반면 미국 연예매체 콜라이더는 “압도적인 피날레”라고 호평했다. 시청자의 평가는 이전 시리즈의 완성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3일 기준 평론가들이 집계하는 토마토 지수 85%, 관객이 집계하는 팝콘 지수는 66%에 머물러 있다. 시즌1이 기록한 토마토 지수 95%, 팝콘 지수 84%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결말에 대한 반응도 극과 극이다. 특히 이번 시즌의 마지막 장면에는 할리우드 스타 배우가 깜짝 등장한다. 한국에서 배우 공유가 연기한 게임 모집책인 일명 ‘딱지맨’을 빗댄 캐릭터로 미국 LA에 있는 게임 모집책 설정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워싱턴타임스는 “아주 유명 배우가 등장하는 엔딩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물론 호평도 있다. 천문학적인 상금을 손에 쥐고도 잔혹한 피의 게임을 멈추려고 모든 걸 내던지고 다시 게임을 시작한 기훈을 통해 ‘사람을 믿는지’ 묻는 감독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 TV 매거진은 “‘오징어 게임’ 마지막 시즌의 핵심은 바로 인간에 대한 질문”이라며 “오랫동안 넷플릭스 시리즈에 남을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대로 끝? 또 다른 시작?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꽉 닫힌’ 결말로 끝났다. 후속 이야기로 이어지기 어려운 설정의 결말이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 역시 앞으로 후속 시리즈의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감독은 시즌3 공개 직후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오징어 게임’은 예민한 이야기여서 한 발만 잘못 디디면 큰 비난을 받을 수 있고 장기 시리즈로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무엇보다 더는 쓸 게임 아이디어도 없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모두 담아냈기에 계속 이어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시즌3 공개를 앞두고 미국에서부터 제기된 ‘오징어 게임 미국판’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미국 매체들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하는 ‘미국판 오징어 게임’ 제작이 시작된다고 알리면서 이르면 2025년 12월부터 촬영에 돌입한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황동혁 감독은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대한 많은 루머가 떠돌고 있는데 아마도 시즌3이 미국에서 끝나다 보니 그렇게 연결 짓는 것 같다”면서도 “만약 만들어진다면 재미있을 것 같지만 아직은 루머다. 실제로 요청이 온다면 진지하게 고민은 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징어 게임’ 후속 시리즈나 미국판이 아닌, 주류의 이야기에서 파생되는 스핀오프 시리즈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동안 ‘오징어 게임’은 예민한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를 담아내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만약 스핀오프가 이뤄진다면 비판적인 메시지의 이야기가 아닌, 그동안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들 가운데 일부를 선택해 베일에 가려진 사생활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로 황 감독은 “가면을 쓴 핑크가드의 생활을 그리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오징어 게임’ 시즌1과 2 사이에 어떤 무슨 일이 있었고 밖의 세상에서 어떤 관계로 얽혔는지 상상해 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속 시리즈와 미국판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스핀오프에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 셈이다.
이런 생각은 이병헌도 비슷하다. 지난달 미국의 TV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이병헌은 진행자로부터 ‘프런트맨이 주인공인 스핀오프를 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은 있다”고 긍정했다. 이어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여지를 뒀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