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T 출신 태일과 더보이즈 출신 주학년 도마 위…“그릇된 성 관념 갖지 않도록 인성 교육 병행해야”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죄 행위는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생면부지의 외국인 여행객을 이태원 클럽에서 만나 방배동에 있는 피고인 집에 데리고 가서 3명이 집단으로 윤간한 사건”이라며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성토했다.
유명 그룹 NCT 멤버 태일의 이 같은 행위는 외신을 통해서 해외에 전파됐다. NCT가 해외에도 폭넓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외국인 여행객을 상대로 한 강력 사건은 K-팝 시장에 대한 왜곡된 인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
공교롭게도 태일의 재판이 열린 날, 주학년의 소속사 원헌드레드는 주학년의 계약 해지와 그룹 배제를 발표했다. 이틀 전인 6월 16일 주학년의 팀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개인 사정’이라 밝혔던 소속사는 “최근 주학년이 사생활 이슈에 연루되었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즉시 활동 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결과 해당 사안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였고, 아티스트로서 신뢰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임을 명확히 인지했다”면서 “더보이즈 멤버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주학년의 팀 탈퇴 및 전속계약 해지를 최종 확정했다”고 전했다.
주학년은 지난 5월 말 일본 도쿄에서 전 성인 비디오(AV) 배우 아스카 키라라와 사적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의 만남을 포착한 일본 매체 주간문춘은 소속사에 이와 관련된 사실 확인 및 입장을 물으면서 이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성매매 사실이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립적으로 판단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6월 21일 주간문춘이 두 사람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팬덤과 대중은 또 한 번 요동쳤다. 주학년이 키라라를 뒤에서 안고 있는 등 상당한 수위의 스킨십 장면이 담겼기 때문이다. 단순히 지인들의 만남 과정에서 함께 자리를 한 사이라고 믿기 어려운 상황이 카메라에 담겼고, 그날 주학년이 키라라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두 사람의 소속사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태일은 현재 형사 피소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전속계약상 해지 사유에 해당함은 물론 아티스트로서 더 이상 신뢰를 이어갈 수 없어 본인과 합의하에 전속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의 결정에 대해 ‘그룹 전체를 위해서라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업계 반응이 적잖다. 성매매 입증은 어렵더라도, 주학년이 AV 출신 배우와 첫 만남부터 스킨십을 나누고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는 것만으로도 K-팝 스타로서 이미지와 품위가 상당히 실추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자칫 주학년을 옹호하고 끌어안는다면 팬덤의 반발에 부딪혀 그룹 전체가 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성 관련 범죄에 특히 민감하다. K-팝 역사상 최악의 성범죄 사건으로 분류되는 ‘버닝썬 게이트’ 때는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성매매 알선 혐의를 받았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후 이를 몰래 촬영해 유포한 혐의로 각각 징역 5년, 징역 2년 6월을 복역했다.
유명 K-팝 스타들은 지지받는 이성 교제를 하기 어렵다. ‘유사 연애’가 K-팝 팬덤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연인을 대하는 마음으로 스타를 좇기 때문에 스타의 공개 교제는 팬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배신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그들의 이성 교제는 음지를 파고들게 된다.
그렇다 해도 이런 환경이 태일 등의 범죄 행위나 부적절한 일에 대한 핑계가 될 수는 없다. 대다수 스타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팬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태일, 주학년 등은 표준계약서상 신인 최대 계약 기간인 7년이 지난 뒤 이 같은 일에 휩싸였다. 신인 계약 중에는 숙소 생활을 하는 등 소속사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다. 하지만 재계약 기간이 도래하면 갑을 관계가 바뀐다. 인기가 많은 그룹 멤버들이 주도권을 쥐게 되고 소속사는 더 이상 공식 활동 외 그들의 사생활을 관리하기 어려워진다. 7년 차 이후에 사고가 터지는 일이 많은 이유다. 더 많은 자유가 보장되는 이 무렵에 스타들이 단단한 윤리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