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고가 아파트 정조준, 기선제압 평가…풍선효과 조짐 속 향후 ‘진짜 전쟁’에 관심집중

올 상반기부터 6월말(23일 기준)까지 KB부동산의 아파트 ㎡당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은 강남, 서초, 송파구가 각각 12.73%, 10.74%, 9.95%다. 최근 10년간 6개월 단위로 최고다. 목동이 속한 양천구의 상승률도 10.53%로 2018년 하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강남과 서초구 아파트의 평(3.3㎡) 당 평균 가격은 이미 1억 원을 훌쩍 넘었다. 최소 30억 원 이상이 대부분이란 뜻이다.
6·27 대책은 고가 아파트를 정조준한 대책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 것 역시 최초다. 한도 규제는 기존의 비율 규제와 달리 집값이 높을수록 효과가 강해진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는 집값이 높아지면 대출가능액수도 함께 늘어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소득이 많으면 대출한도도 커진다.
아무리 현금부자라도 수십억 원짜리 아파트를 모두 현금으로만 사기는 쉽지 않다. 전세를 끼거나 어느 정도는 대출을 받아야 자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대책은 실거주의무를 부여해 갭 투자를 원천 차단하고, 대출규제에 금액 한도를 도입해 고가 아파트 매수자의 자금 부담을 높였다. 최고 6억 원으로 주담대를 제한하면 30억 원짜리 집을 살 때보다 40억 원짜리 집을 살 때 자금 부담이 더 커진다.
그런데 6억 원의 주담대로도 상대적으로 구매 부담이 크지 않은 아파트 값 추이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다. 지난 6월 30일 기준 주간 매매가격 등락률을 보면 성동구 0.89%, 마포구 0.85%, 용산구 0.58%, 광진구 0.49% 등으로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성동과 마포의 수치는 0.6%~0.7%대인 강남3구보다 높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의 상승률이 전주 0.05%에서 금주 0.09%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과천(0.47%→0.98%), 분당(0.67%→1.17%)은 폭등세를 보였다. 규제 부담이 덜한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다. 정부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한 듯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27 대책을 “맛보기 정도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공급 확대책, 수요 억제책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전쟁은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시장의 관심은 정부의 다음 행보로 모아지고 있다. 대출을 조이면 집값 상승세의 고삐를 잠시 잡을 수는 있겠지만, 주거 안정이라는 궁극의 숙제는 적절한 공급이 이뤄져야 풀 수 있다.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 대통령의 공급 대책은 용적률 규제 완화를 포함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신도시 일변도였던 과거와는 다르다.

대통령실은 6·27 대책은 금융위원회 주도의 대응이라며 의미를 제한했다. 새 정부의 ‘진짜’ 부동산 대책은 국토교통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 관련부처 장관 인선이 마무리돼야 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와 달리 현재 서울시장은 야당 소속이다.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은 중앙정부 못지않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