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콩팥 기증하려던 50대 母 자전거 사고 당해...김윤준 부원장, 휴일 고관절수술 시행

A 씨는 주말인 지난 5일 오전 경남 창녕의 낙동강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다. 금방 일어나 몸을 추슬렀으나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심했다. A 씨는 1주일 뒤에 신장이식수술을 앞둔 아들에게 콩팥을 공여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겁이 났다.
곧바로 인근 창원의 병원을 찾았더니, 대퇴골 골절상이라고 진단했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지체 없이 자신이 사는 부산 부산진구의 온병원 응급센터로 내원해 7월 16일 서울의 병원에서 신장이식을 하는 아들에게 장기공여를 해야 하는 자신의 다급한 처지를 설명하고 응급 수술을 간청했다.
응급센터 당직의사로부터 이 같은 애틋한 사연을 전달받은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은 A 씨의 딸과 전화로 환자의 상태를 상세히 설명한 다음, 이튿날에 응급수술을 결정했다.
김윤준 부원장은 수술 전에 같은 병원 신장내과 곽임수 과장(전 부산대병원 신장내과 주임교수)과 협진을 통해 장기공여를 앞둔 A 씨의 수술 시 주의사항들을 체크했다. 특히 수술 중 사용하는 약제들 가운데 신장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무엇보다 골절 수술 이후 A 씨의 회복 상태를 고심했다. 대퇴부 골절은 회복에 최소 6∼12주 이상 소요될 수 있는데다, 골절 부위의 골유합 정도, 통증 관리, 이동 능력 등도 수술 전에 따져봐야 하는 핵심 요소였다.
김윤준 부원장은 신장내과와의 협진을 통해 현재 환자의 콩팥 기능 상태뿐만 아니라, 골절 수술 후 항생제 복용 여부, 혈액 응고 상태, 체력 저하 정도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했다.
김윤준 부원장은 척추마취로 A 씨에 대해 관혈적 정복 및 내고정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수술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끝났지만,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대퇴골이 많이 부셔진데다 연부조직이 끼어서 올바르게 꿰맞추기가 무척 힘들었다.
김윤준 부원장은 심한 파열로 결손이나 손상이 발생한 대퇴부 주위 건의 연조직 회복과 재건을 위해 연부조직 내 콜라겐 주사제를 처방하는 등 A 씨가 곧 다가올 아들의 장기이식 수술 시 아들에게 순조롭게 장기공여를 하도록 재활치료까지 염두에 두고 혼신을 다했다.
A 씨는 “지난해부터 아들에게 신장을 이식하려고 했는데, 병원 측에서 자기 장기를 최대한 쓸 수 있을 데까지 쓰자고 해서 올해 7월로 16일로 장기이식 수술날짜를 잡았다”면서 “아들에게 건강한 장기를 주려고 자전거를 타는 등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뜻밖의 사고로 자칫 나는 물론 아들의 인생까지 망칠 뻔했는데 다행스럽게 온병원 측에서 빠른 판단으로 일요일 응급수술까지 해줘서 너무도 고맙다”고 말했다.
16일 현재 온병원에서 입원 중인 A 씨는 다음 주쯤 퇴원해 오는 8월 중 서울 모 병원에서 30대 초반 아들에게 자신의 신장을 공여할 예정이다.
온병원 관절센터 김윤준 부원장은 “그동안 수천 건의 고관절 수술을 해왔지만, 이번처럼 가슴 떨린 적은 없었다”면서 “두 모자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앞으로도 온 가족이 행복하게 사시길 바란다”고 조만간 예정된 A 씨 아들의 장기이식 수술 성공을 두 손 모아 기원했다.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 기증이 부족해 이식 대기기간이 무척 길다. 2021년 기준으로 뇌사자 신장이식 평균 대기기간은 2년으로 나타났으며, 과거에 비해 대기기간이 증가한 추세다. 신장이식 후 생존율이 크게 개선되며, 환자들의 일상생활 복귀 사례가 늘고 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