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카카오페이와 매각 협상 결렬 후 독자 생존 추진…“사용처 대부분 계열사여서 확장성 한계”

쓱페이는 2015년 신세계가 론칭한 간편결제 서비스로, SSG닷컴(쓱닷컴)이 2020년 신세계I&C로부터 이관받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와 연동해 결제 접근성을 높이며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 온오프라인 주요 계열사에서 이용이 가능한 이점, 바코드 스캔으로 결제와 쿠폰할인 적용, 포인트 적립, 주차정산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는 편의성 등을 장점으로 쓱페이 가입자 수는 빠르게 늘었다. 현재 쓱페이 단독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사용처 대부분이 신세계 계열사인 점은 가입자 수 확대의 한계 요인이 되고 있다. 쓱페이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쓱페이에서 ‘쓱머니’ 또는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한 가맹사 수는 총 44개로, 이 중 신세계 계열사나 관계사가 아닌 곳은 △메이크샵 △CGV △삼성화재, 3개사뿐이다.
쓱페이 이용 경험이 있는 30대 여성 A 씨는 “선물 받은 신세계상품권을 쓱머니로 바꿔 이마트에서 결제하려고 쓱페이 앱을 다운로드 받았던 적이 있다”며 “그 이후로는 딱히 쓱페이만의 장점은 모르겠어서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에 가더라도 신용카드나 다른 간편결제 앱을 이용해 결제한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경쟁사들은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간편결제 업체별 가입자수를 살펴보면 네이버페이 약 3000만 명, 토스페이 약 2500만 명, 카카오페이 약 24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사이트에서 쇼핑을 즐기는데 특정 업체나 한정적인 곳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는 소비자 입장에서 불편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사용이 가능한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각 금액과 세부 협상까지 마쳤다가 카카오그룹의 투자 우선순위 변동으로 쓱페이 매각이 무산된 신세계는 간편결제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독자 성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 대부분이 독립적인 자체 페이 회사를 설립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와는 다양한 협업 방식을 논의하던 중 상호 합의하에 논의를 중단하게 되었다”라며 “간편결제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독자 성장을 추진하는 등 커머스(상거래)와 페이(결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은 다소 회의적이다. 간편결제앱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각 사의 시장 경쟁력이나 점유율 구도가 고착화돼서 지금 새로 승부수를 던지기엔 다소 늦은 시점이라는 평가가 많다. IT(전산), 보안 기술 측면의 추가 투자나 각종 관리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요인도 있어 안정적 운영 이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쓱페이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었다면 과연 신세계가 카카오에 (쓱페이를) 매각하려고 했을지 의문”이라며 “신세계가 쓱닷컴·G마켓 등을 통한 온라인쇼핑 사업에선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최근 이마트나 트레이더스 등 오프라인 시장에선 매장(건물) 임대 운용 전략 등으로 어느 정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해답을 찾았다고 볼 수 있어, 만약 쓱페이가 영업이익에 별 도움이 안 된다면 체면을 버리고 실속을 추구하는 선택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쓱닷컴 관계자는 “신세계 유통 채널을 기반으로 하는 강점을 유지하는 한편, 외부 제휴처와의 협업을 확대해 사용자 기반을 넓히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