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서울시 산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집단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과세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부가가치세 1284억 원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SH가 부가가치세 환급을 요구하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대법원이 과세 근거 중 하나가 위법하다고 판단하며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이어진 이 소송에서 1심은 SH, 2심은 과세당국에 유리한 판단이 나왔지만 3심에서 다시 SH가 승기를 잡았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집단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과세당국으로부터 부과받은 부가가치세 1284억 원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강남구 SH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일요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 대법원은 SH가 양천세무서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과세 처분이 정당하다는 2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 서울지방국세청은 SH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 결과 SH가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을 위탁받아 관리하면서 2006~2012년에 수령·정산한 사업비가 부가가치세 계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6월 양천세무서는 SH에 2258억 원의 부가가치세를 내라고 고지했다. 2002년 1월부터 SH는 서울시로부터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을 위탁받아 관리업무를 수행했다.
SH는 이에 불복해 2013년 12월 조세심판원에 부가가치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했다. 2018년 12월 조세심판원은 2258억 원 중 가산세 974억 원에 대해서만 취소 결정을 내렸다. SH는 남은 1284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2019년 2월 과세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핵심 쟁점은 이 사업이 부가가치세 ‘과세사업’인지 ‘면세사업’인지, 그리고 과세사업일 경우 SH가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부가가치세는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빼서 계산한다. 과세사업자는 매입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면세사업자는 받을 수 없다.
SH와 과세당국의 소송은 2013년에 서울지방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2002년 1월부터 SH는 서울시로부터 집단에너지 공급사업을 위탁받아 관리업무를 수행했다. 서울시 목동 집단에너지 공급시설. 사진=서울정책아카이브 캡처2020년 8월 1심 법원은 SH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은 이 용역사업이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매입세액 공제가 필요하다는 SH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부가가치세 1284억 원 부과 처분을 전부 취소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2021년 12월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단을 뒤집고 과세당국에 유리한 판단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제11행정부는 SH가 2002년에 과세사업자로 사업자를 등록했다가 2003년 면세사업자로 사업자를 정정하면서 지위가 바뀌었기 때문에 이 사업은 매입세액 공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2022년 2월 SH는 항소장을 제출해 소송은 3심으로 향했다.
3년 만인 올해 7월, 대법원은 다시 SH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제1부는 “과세사업자가 자신이 공급하는 용역의 성격을 과세사업이 아니라 면세사업으로 오인해 면세사업자로 사업자등록정정신고를 한 경우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이 매입세액 불공제라는 불이익을 줄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은 판단이 나온다면 SH에 부과된 전체 1284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최준필 기자파기환송심에서 1심과 같은 판단이 나온다면 SH에 부과된 전체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이 취소될 수 있다. 일단 SH는 내부적으로 1284억 원 중 매입세액 공제와 관련된 금액을 1027억 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허진영 법무법인 윤성 조세 전문 변호사는 “구속력이 있는 대법원 판단을 토대로 결론이 나올 듯하다. SH 입장에선 상당히 유리한 판결이 나온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SH 관계자는 “소송 진행 중인 상황이라 알려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