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연출작으로 이병헌·손예진 조합 등 출연진 화려…베니스서 낭보 울릴지 관심
극장 관객 하락은 물론 한국영화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어쩔수가없다’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작품을 처음 공개하는 해외 영화제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둘지, 국내 개봉 이후 의미 있는 흥행 성적을 달성할지, 영화계의 관심이 온통 이 작품에 쏠리고 있다.

참여한 배우들의 면면도 최근 박찬욱 감독의 영화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이성민과 염혜란 박희순 차승원이 동참했다.
#‘어쩔수가없다’는 어떤 영화? 미리 엿보니
띄어쓰기도 없이 모든 단어를 붙여 제목을 지인 ‘어쩔수가없다’는 박찬욱 감독이 오랜 기간 ‘필생의 작업’이라면서 영화화를 꿈꿔왔던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원작이다. 박 감독은 ‘액스’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기회를 엿봤고, 오래 기다린 끝에 마침내 세상에 내놓는다.

작품의 중심인 만수는 배우 이병헌이 연기했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캐스팅 작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이병헌에게 전화를 걸어 작품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날 두 사람의 전화통화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졌고, 감독의 설명을 들은 이병헌은 기대를 품고 출연을 결정했다.
이병헌은 ‘어쩔수가없다’가 제작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주역이다. 최근 영화 ‘남산의 부장들’부터 ‘콘크리트 유토피아’ ‘승부’는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을 연이어 성공으로 이끌면서 관록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그가 박찬욱 감독과 손을 잡으면서 제작은 물론 손예진부터 염혜란까지 쟁쟁한 배우들의 참여도 가능해졌다.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과 작업은 이번에 세 편째다. 데뷔 초기인 2000년 주연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와 2004년 ‘쓰리, 몬스터’를 함께 했다. 특히 500만 명(배급사 집계)의 관객을 동원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이전까지 번번이 실패했던 박 감독을 흥행 감독으로 만들고, 스크린에서는 상대적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이병헌을 흥행 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계기가 된 작품이다.

만수가 꼭 지켜야 하는 아내 미리 역은 배우 손예진이 맡았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출연은 처음이고, 2022년 3월 배우 현빈과 결혼해 아들을 낳은 뒤 3년 만의 복귀작이다. 이병헌과 손예진이 같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실직한 가장과 그런 남편을 살뜰하게 챙기는 아내로 만나 색다른 부부 호흡을 선보인다.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들
‘어쩔수가없다’는 간단한 로그라인과 배우들의 역할 외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없다. 해고된 가장 만수의 재취업 과정을 ‘전쟁’으로 표현한 만큼 그 전쟁이 어느 정도의 수위로 벌어질지 궁금증이 증폭하지만, 제작진은 철저하리만큼 이에 대한 정보 제공은 제한하고 있다. 개봉 이후 관객이 영화를 온전히 감상하길 바라는 뜻에서다.

최근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대세 배우’ 염혜란도 있다. 범모의 아내 아라 역이다. 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아라는 매번 오디션에 낙방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긍정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취업난에 허덕이는 남편이 무기력한 모습에 실망해 권태기를 겪는다. 박찬욱 감독은 “염혜란에게는 처음부터 확신이 있었다. (실제 영화에서도) 연기를 정말 재미있게 잘해주었고, 영화에서 범모와 아라 부부를 보는 재미가 엄청나게 크리라고 장담한다”고 밝혔다.

#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낭보 울릴까
‘어쩔수가없다’는 8월 2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82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돼 작품을 처음 공개한다.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는 고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이후 13년 만이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한국영화는 칸 국제영화제의 경쟁 부문에 초청받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이번 도전은 더 주목받고 있다.
이제 관심은 ‘어쩔수가없다’가 과연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낭보를 울릴지에 쏠린다. 박찬욱 감독과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은 영화제 개막에 맞춰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날아가 작품을 소개한다. 공식 상영은 29일 밤 9시 45분에 진행된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