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구조적인 문제점 노출 지적···사업단 측 “과장된 주장”

한금서 전 소속 설계사들은 회사가 당초 계약과는 달리 △수수료 축소 △정착지원금 미지급 △신탁금 유용 등 모 사업단의 각종 불공정한 처우가 이어졌고,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설계사들이 오히려 해결에 배제된 채 일방적인 처우를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최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피해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하고 시위에 나서면서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금서 명의로 계약했는데 사업부장 개인통장으로 입금”
단체 행동에 나선 한금서 소속 전·현직 설계사들 가운데 일부는 2022년 정식 위탁계약을 맺고 입사해 한금서 제휴사업본부 모 사업단에서 일했다. 한금서 소속 전 설계사 최 아무개 씨는 “계약서에는 분명히 회사(한금서)가 ‘갑’, 설계사가 ‘을’로 명시돼 있었지만, 입사 후 현실은 달랐다”며 “신탁금이 사업부장 A 씨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되고 사적으로 유용된 정황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착지원금과 수수료는 예고 없이 삭감되거나 중단됐고, 수차례 요청한 정산 자료는 ‘대외비’를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최 씨는 “문제를 제기하면 ‘너희는 우리 조직이 아니다’라는 말까지 들으며 조직 내에서 배제됐다”며 “이로 인해 수많은 설계사들이 이탈했고, 남은 인원 역시 비정상적인 구조 안에서 버티고 있으며 한금서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모든 사태의 시작은 사업부장의 일방적인 행태에서 비롯”
자신을 한금서 소속 중간관리자였다고 밝힌 H 씨는 “단 한 사람의 탐욕과 회사의 방관이 어떻게 수많은 설계사들의 삶을 무너뜨렸는지를 증언하고자 한다”며 “제가 FP들을 대표해 한금서에 수차례 시정을 요청했지만, 한금서는 묵묵부답이었고, 오히려 가해자(A 씨)의 뒤를 봐주는 듯한 모습으로 제 본부장 직위마저 박탈했다. 피해자를 쫓아낸 이 구조가 정상이 맞는가”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어 “한금서는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부당행위를 일삼는 사업부장에 대해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FP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기 바란다”며 “약정도 무시한 채 본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급급한 사업부장 하나 어쩌지 못하고 쩔쩔매는 한금서가 참으로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대한민국 최고의 GA라고 자부하는 한금서의 민낯인지 궁금하다. 한금서는 각성하기 바란다. 모든 FP의 권리를 위해 변화될 때까지 저희는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고발자는 해임, 책임자는 건재”
대책위는 문제의 핵심이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책위는 “회사가 2024년 하반기 해당 사안에 대한 내부조사를 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진실을 밝히려던 중간관리자 두 명을 해임했다”며 “가해자는 그대로고 피해자만 내쳐진 상황”이라고 한금서의 조치에 분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병폐가 재발되지 않도록 △진상조사와 해당 사업부장의 문책 △부당 해임된 관리자 복권 △미지급 수당의 정산 등 실질적 조치를 요구한다”며 “우리는 단지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모 사업단 측 “운영비 고려 없는 무책임한 주장” 반박
한금서 모 사업단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 8월 5일 내부 SNS 공지를 통해 전 설계사들의 주장을 ‘과도한 포장’이라고 반박했다.
모 사업단 측은 “기초적인 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운영 리스크가 있었고, 일부 설계사들의 실적 부진이 점포 운영에 악영향을 줬다”며 “운영비 부담을 감안하면 일정 기준 이하 실적자에 대한 공유 및 공간 전환 등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악의적으로 내용을 부풀리고 영업 분위기를 저해하는 경우, 사업단 전체를 위해 분리 조치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이견이 있다면 법적으로 해결하면 될 일”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금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따로 입장을 전할 게 없다. 모 회사 격인 한화생명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우리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책임 없는 위탁’ 구조개선 필요성 제기
이번 사태가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보험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설계사와 GA(법인대리점) 간 위탁 계약 구조의 불투명성, 책임 회피 가능성 등 제도적 허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보험업계 관계자 B 씨는 “설계사들의 노동은 실적으로 인한 수익이 기반이지만, 정작 법적 보호는 미비한 구조”라며 “새정부가 고질적인 GA와 본사 간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입법은 물론 설계사들의 권익 보호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과연 누구를 위한 조직인지 묻는다”며 “아무리 이번 사태를 일으킨 모 사업단 대표가 초기 회사를 세우는데 지대한 공이 있는 사람이라도 진실을 침묵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