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은 발목 멍 가린 손등 포착, 핀란드 대통령 앞에 두고 ‘어딨냐’ 찾기도…백악관 “아무 일 없다” 해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9)의 뜬금없는 ‘천국 발언’에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앞장서는 이유가 천국에 가기 위해서라는 발언이 다소 이례적으로 들렸기 때문이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평화를 가져다주고 싶다. 내가 약속된 땅(천국)에 갈 확률은 현재로선 희박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트럼프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즉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혹시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냐는 의심이다. 아닌 게 아니라 트럼프는 역대 취임한 대통령 가운데 최고령자로, 올해 나이 79세다. 게다가 지난 7월, 백악관은 트럼프가 만성 정맥기능부전을 진단받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70대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나는 혈액 순환 문제일 뿐, 신체 건강 및 인지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반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슈퍼팩인 ‘링컨 프로젝트’는 “천국이 지금 그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 건강이 정상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논평했다. 또한 진보 성향의 슈퍼팩인 ‘아메리칸 브리지 21세기’의 미디어 디렉터인 켈시 태거트 역시 “트럼프가 천국에 못 간다고 두려워할 사람은 아닌데…”라며 의심했다.
이런 우려는 최근 들어 그가 부쩍 노쇠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명을 혼동하거나 잊는 경우도 많으며, 옆에 있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가령 8월 12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알래스카로 떠나면서는 재차 “러시아로 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아마도 과거 알래스카가 러시아 땅이었던 것만 기억하기 때문은 아닐까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그러고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가리켜 레닌그란드라고 부르기도 했다. 레닌그란드는 1991년 이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옛 지명이다. 그런가 하면 젤렌스키와의 회담에서는 콩고공화국을 ‘콘도공화국’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폭스 앤 프렌즈' 인터뷰에서는 횡설수설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들(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같은 유럽 지도자들)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문제에) 훨씬 더 몰두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 사이에는 우리를 갈라놓는 바다가 하나 있지 않나요? 이름이… 바다라고 불리는 거기 말이에요. 아주 크고 아름다운 바다요. 그런데 음… 그들 사이엔 그게 없어요, 바로 그냥 거기에 있는 거죠. 그래서 그들에겐 이 문제가 좀 다른 문제인 거예요.” 트럼프가 말하고자 했던 건 아마도 대서양이었을 것이다.

사람을 못 알아보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평화 회담에서 바로 맞은편에 앉아 있던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을 못 알아본 것. 테이블에 둘러앉은 유럽 정상들을 차례로 소개하던 트럼프는 갑자기 멈칫하면서 “핀란드의 스투브 대통령, 그는 어, 어디에 있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마주 보고 앉아 있던 스투브 대통령이 “저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했고, 그제야 트럼프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서 “오! 지금까지 본 모습 중 제일 멋져 보인다. 정말 훌륭한 일을 하셨고, 오늘 이렇게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반가워했다. 이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막역한 ‘골프 친구’로 알려진 둘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만나 함께 골프를 치면서 유대감을 쌓아온 사이였다.
비슷한 일은 또 있었다. 8월 초 열린 팀 쿡 애플 CEO와 가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내각 구성원들이 자신의 뒤에 서 있다는 사실을 그새 까맣게 잊고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가장 존경받는 위대한 기업 지도자이자 천재, 혁신가인 애플 CEO 팀 쿡을 환영한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도 함께했다. 어디 있죠?”라고 물었다. 러트닉이 “바로 뒤에 있습니다"라고 답하자 트럼프는 당황해하면서 “오, 친구들! 내가 깜박했네요”라며 농담으로 웃어넘겼다.
건강 문제를 둘러싼 이런 의혹에 대해 백악관 측은 연신 “아무 일도 없다”라며 해명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공보 비서관은 트럼프의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에게 “여러분은 매일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움직이고, 일하고, 계속 활동하고 있다. 대통령의 생활 방식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