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 간담회서 “우리가 언제 월급 걱정 한 적 있었나, 말의 향연으로 그쳐선 안 돼 직접 답을 줘야 한다”

A 대표는 “퇴직금을 털어 제조한 제품을 전량 폐기하게 됐다. 급해서 대출을 받으려는데, 매출 3개월 치를 요구했다. 제품이 나와야 매출이 나오는데, 매출이 있어야 대출이 된다니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일반적인 대출 심사보다는 론칭했을 때 제품을 구매해 줄 고객DB를 얼마나 확보해야 되는지 등으로 좀 더 전향적인 대출심사제도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B 대표는 “서울권에 있는 청년센터 시설들이 있으면 좋겠다. 창업자들의 생계를 보조할 수 있는 재정적 지원 사업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고 C 대표는 “중앙부처의 지원을 하나 받으면 경기도 걸 못 받는다든가 중복 수혜가 안 되는데 가능했으면 좋겠다. 고용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일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많이 부족하다”라는 의견과 “보증이나 대출 말고 통신비, 전기세 등의 직접적인 초기 운용 자금 지원을 경기도에서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등의 의견도 나왔다.
이어 도청과 산하기관 간부들이 답변에 나섰다. 산하기관 임원이 “우리는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보증해주는 기관은 아니다”라면서 초기창업자대출과 관련해서 다른 기관을 거론했다.
그러자 김동연 지사는 “이 일은 내 일이 아니라 저쪽 일이라고 하면 답이 안 된다. 도청도 그렇고 산하공공기관도 그렇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다그쳤다.
김 지사의 지적을 받은 후 해당 기관 임원은 다시 무역위기 대응패키지 지원사업, R&D 파트 지원 등의 다양한 정책을 소개했다. 중복지원 허용 요청에 대해선 “도와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도청 간부는 “창업경진대회 관련은 좋은 아이디어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육아 관련해서도 “확대할 수 있는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다른 도청 간부는 “매출이 없어도 경기신보의 보증을 통해 지원이 가능하다”고 즉석에서 해법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취임사에서 내가 얘기를 했다, 우리가 언제 한번 회사가 파산해서 월급 못 받을 걱정한 적 있나. 우리가 언제 한번 벤처나 소상공인, 중소기업인들처럼 사업 잘 안 돼서 직원들 월급 주지 못 할까봐 걱정해 본 적 있나 솔직히 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이)조금 자세를 바꿨으면 좋겠다. ‘이런 데 가면 된다’ 이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어디 어디와 협의해서 뭘 해 보겠다’, ‘어디 소관이다’ 이런 얘기하지 말고, 손에 (직접)물 묻히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지사는 “우리 간부들에게 지시한다. 네 가지는 적극적으로 다시 검토하라”고 했다.
네 가지는 ①벤처기업들의 공공부문 조달 방안 강구 ②대출시 담보나 3개월 매출 실적이 없어도 기술력이나 잠재력으로도 가능하게 하는 방법 강구 ③채용 할 때의 인건비 지원 ④중앙부처에서 지원받았을 때 경기도의 중복지원이 불가하다는 방침의 재검토 등이다.
김 지사는 ①번과 관련해서 “공공조달 같은 경우 공공부문에서 벤처나 중소기업 물건 사주지 않으면 어떤 실적이 있어서 판로를 개척하겠느냐”고 되물으며 “네 가지는 빠른 시간 내 가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밖에 참석자들이 건의한 △지원액 상한 금액 조정 △예비사회적기업 지원 확대 △육아문제 등에 대해선 내부 또는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지시했다. 일일이 모든 건의사항에 대해 직접 답을 준 셈. 김 지사는 그런 뒤에도 “오늘 얘기하신 분들 전부에게 빨리 (최종적인) 답을 드릴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김 지사는 “정말 열심히 도의 공무원들이 일하고 있음을 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시민과 도민과 기업인 입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한번 노력해보자”고 독려했다.
김 지사는 “양주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우리 벤처기업인들이 오늘처럼 얘기를 하고, (공무원은)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매달 이런 간담회 하고, 말의 향연이 벌어지고 해봐야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