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전대 영향력 미미, 친한계 김근식마저 고배…반탄 지도부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압박

최고위원은 신동욱 김민수 양향자 김재원 후보가, 청년최고위원은 우재준 후보가 당선됐다. 이 중 신동욱, 김민수, 김재원 등 3명이 반탄으로 분류된다. 사실상 반탄파가 당을 장악한 셈이다. 이에 따라 당내 찬탄파는 출당 등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장동혁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탄핵의 늪을 건너기 위해 당의 혁신을 주장하는 인사들을 '내부 총질 세력'으로 규정하고 “함께 갈 수 없다”고 수차례 말한 바 있다.
당대표 선출 직후에도 “원내 107명이 하나로 뭉쳐가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단일대오에 합류하지 못하고 당을 위협과 분열로 몰고 가는 분들에 대해선 결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찬탄파 중에서도 특히 ‘친한계’의 몰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친한계 인사 중에서는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이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다. 김 위원장은 전대 때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 씨 등 반탄파와 각을 가장 강하게 세워왔다. 하지만 결국 최고위원에 당선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친한계에선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었다. 당초 전대를 앞두고 한 전 대표가 당대표 후보로 나서야 하느냐를 두고 친한계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지만 친윤계가 여전히 당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당선 가능성이 낮게 점쳐졌고, 이에 한 전 대표는 출마 의사를 접었다.
여권 한 관계자는 “정치에서는 패배할 걸 알더라도 출마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본인의 정치적 이상을 국민에게 알리고, 계파의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그래서 지더라도 잘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한 전 대표가 이번 전대에 출마했으면, 본인은 낙선하더라도 김근식 후보는 최고위원으로 올렸을 수도 있다. 친한계의 당내 장악력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결선투표를 앞둔 8월 23일 한 전 대표는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제도’”라며 “당대표 결선투표에 적극 투표해 국민의힘이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최악’ 장동혁 후보를 막기 위해 ‘차악’ 김문수 후보를 선택해달라는 취지였다.
오히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바람에 오히려 당원들의 표가 장동혁 대표에게 넘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서 한 전 대표의 당내 입지가 미미하다는 분석이 고개를 든 이유다. 이로써 한 전 대표로선 정치적 기로에 섰다. 친한계가 분당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긴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해 반탄파와 격돌하고 핍박을 받았다면 명분이 생겼을 것이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택하며 명분이 약하다”며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다수가 비례대표다. 당이 출당시키지 않으면 탈당도 어렵다. 친한계로 남으면 당내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계파가 와해할 것”이라고 점쳤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8월 27일 새 지도부 선출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시급한 것은 내부를 향한 총격, 해당 행위를 근절하는 것”이라며 “당원 게시판 조사는 당무감사와 함께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 소속이면서도 계파 정치를 위해 당을 무지성으로 비판하고 있는 (방송) 패널들에 대한 해당 행위에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봤다.
‘찬탄’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원 게시판 의혹은 이미 당내에서 조사가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 한동훈 당대표 당시 논란을 조기 매듭짓지 못하면서 당내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이번 의혹에 한 전 대표와 가족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다면 사실상 한 전 대표는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