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율 높아져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한 삼성생명 회계 처리 등 ‘진땀’…삼성화재 “경영상 변화 없어”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자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율이 기존 14.98%에서 15.43%로 0.45%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해야 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자회사가 아니면 보험회사의 지분을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회계 처리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에 대해 일종의 투자자산인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OCI)’으로 분류해 계상하고 있다. 하지만 자회사로 편입해 유의미한 영향력이 확인됐다며 지분법으로 계상하는 것이 기업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FVOCI와 지분법의 회계적인 가장 큰 차이는 수익성 반영 유무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지분을 FVOCI로 보면 감액손실 등이 발생하지 않으면 손익계산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 지분법으로 계상하면 직접적으로 재무구조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을 지분법으로 평가하면 삼성생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지분율대로 가져오면 4080억 원, 3198억 원이 늘어난다.
문제는 삼성화재의 실적이 삼성생명 실적에 계상되면 삼성생명 유배당보험 가입자에게 배당해야 할 몫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삼성화재의 지분을 매각하지도 않았는데 이익이 발생했다고 판단돼 유배당보험 가입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회계적인 기준에서 지분법 적용 기준 보유 지분율은 20%로 본다. 보유 지분율이 20% 미만이라도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면 지분법 적용 대상이다. 다만 인사나 이사회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 유의미한 영향력을 입증하기 어려워 기업 스스로에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삼성생명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삼성화재 지분을 투자자산으로 보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생명 측은 “보험업법상 자회사로 편입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보유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유의적 영향력 보유 여부에 대해 검토한 결과 삼성화재 주식에 대해 유의적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쟁이 수면 위로 올라와 그 시발점이 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와 박진회 삼성화재 이사회 의장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은 삼성화재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진행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독립적으로 판단해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진회 의장은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사회 일주일 전인 3월 24일과 25일 삼성화재 보통주 50주, 우선주 50주 등 총 100주를 매입하기도 해 뒷말이 나온다. 회사 측은 박진회 의장이 책임 경영 일환으로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자사주 소각 결정과 같은 경영적인 판단은 일반적으로 호재로 분류되는데, 발표 직전에 매수한 것은 오해를 살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측은 “이미 1월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2월에 4월 중으로 자사주 소각 계획을 구체화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사주 소각 여파에 대해서는 “지분법은 명확하게 지분 20% 소유 시 적용하도록 돼 있다”면서 “금융당국에서도 자회사이지만 경영상의 변화 등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 매매 등과 관련한 주의사항에 대한 임직원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