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한미 해군 연합 대잠 훈련 참가…장거리 작전 입증으로 국산 잠수함 수출 지원

장보고-Ⅲ 배치-Ⅰ은 3000톤급 규모로, 길이 83.3m, 폭 9.6m에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37km/h) 이상, 탑승 인원은 50여 명으로 장보고-Ⅱ 잠수함 대비 2배 정도 커졌고, 수중 잠항기간도 대폭 늘어났다. 또한, 잠수함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장비인 전투 및 소나 체계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개발 장비 등을 탑재해, 전체 국산화 비율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더해 6개의 수직발사관을 장착하고 유사시 사거리 500km로 추정되는 현무IV-4 SLBM을 발사한다. SLBM 발사능력으로 인해 ‘수중의 킬체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이번 장보고-Ⅲ 배치-Ⅰ 해외훈련 참가를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일반적으로 해군은 잠수함을 해외 훈련에 보낼 때 오래 운용한 배 위주로 보낸다. 적성국이나 주변국에 잠수함의 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음문(音紋), 즉 잠수함이 내는 미세한 소리의 음파 패턴 노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다.
#장거리 항해 능력 입증 목적
장보고-Ⅲ 배치-Ⅰ의 경우 선도함은 2021년부터 취역했고 가장 마지막 건조된 신채호함의 경우 현재 전력화 중인 상황.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연합 대잠 훈련도 중요하지만, 장거리 작전 능력 검증을 통한 해외 수출 지원 목적도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장보고-Ⅲ 잠수함은 폴란드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입찰 중인 상황. 각 나라 잠수함 사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번 연합 대잠 훈련 참가로 장거리 작전 능력이 검증된다면, 경쟁국 잠수함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 해외국가에 제안 중인 잠수함은 장보고-Ⅲ 배치-II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현존 디젤 잠수함 중 최고의 잠항능력(3주 이상)을 자랑한다.

여기에 더해 SLBM 발사에 사용되는 수직발사관도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어났다. 또한 관통형 잠망경과 보조 추진기를 탑재해 비상상황에서의 표적 탐색 및 기동 능력도 강화됐다. 전투 및 소나체계의 성능 개선을 통해 배치-Ⅰ보다 빨라진 표적 탐지와 처리 능력도 장점이다. 이 밖에 음향무반향코팅재와 이중탄성마운트를 사용해 잠수함의 소음발생도 최소화시켰다. 장보고-Ⅲ 배치-II 선도함은 최근 해군의 함명제정위원회를 통해 조선시대 최고의 과학기술자로 평가받는 장영실(蔣英實)을 함명으로 결정했다. 장영실함은 건조가 완료됐지만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진수식, 즉 새로 만든 배를 처음으로 바다에 띄울 때 행하는 의식이 지연됐다. 일반적으로 해군 주요 전투함 선도함 즉 1번 함의 경우 대통령 참석하에 진수식이 거행된다.
#국정 혼란으로 진수식 지연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 일어나면서 애초 계획보다 진수식은 지연에 지연을 거듭했다. 이 때문에 장영실함 진수식은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군함 진수식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지만, 10월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전 혹은 11월 초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진수식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주관할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염두에 두고 APEC에 참여할 예정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한국의 잠수함 원팀(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동참하는 행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9월 9일에는 스테파니 벡 캐나다 국방부 차관이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의 후보 모델인 장영실함을 직접 시찰한 바 있다.

특히,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6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8월에 한화오션과 독일 TKMS를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했다. 한화오션의 최종 경쟁 상대는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로, 향후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된다. 이번 사업에는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 스웨덴 사브(Saab) 등 유럽의 대표 방산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한화오션과 독일의 TKMS가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상품성은 물론 빠른 납기 역량과 검증된 잠수함 솔루션, 현지화 전략 등으로 캐나다 해군의 호평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의 가격 경쟁력 및 성능은 장보고-Ⅲ 배치-II가 TKMS가 제안한 212CD에 비해 앞서는 상황. 그러나 20조 원에 달하는 절충교역, 즉 무기 구매 시 구매국이 수출국으로부터 기술 이전, 현지 생산, 공동개발 등 반대급부를 받는 거래 방식이 승패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절충교역과 관련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