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9조 원 규모 폴란드 2차 계약 협상 완료…세계 전차시장 10년 뒤 56조 원 규모 성장 예상

K2 전차의 폴란드 수출 계약은 크게 기본계약과 실행계약으로 구분된다. 기본계약은 폴란드 획득 절차상 향후 진행될 개별 실행계약 체결 이전에 하는 적법한 절차로 사업 예산을 설정하기 위한 총 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고자 체결됐다. 2022년 7월 27일 현대로템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긴급소요 및 폴란드형 K2 1000대 물량 등에 대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다음 날 실행계약이 진행했다. 실행계약에는 K2 1차, 2차 인도분에 대한 각각의 납기와 상세사양, 교육훈련, 유지보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명기됐다. 1차 계약의 핵심은 국내 생산 K2 전차 긴급소요분 즉 K2GF(Gap Filler)를 폴란드에 공급하는 것. 이번에 체결된 2차 계약은 폴란드 육군의 군작전요구도(ROC)가 반영된 K2PL을 현지에서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줬다. 이 때문에 개발비 및 면허생산비용이 추가되면서 계약금액이 1차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폴란드형 K2 전차 뭐가 다를까
폴란드형 K2 전차는 우리 육군의 K2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본계약과 실행계약이 체결됐던 2022년도만 하더라도 폴란드형 K2 전차 즉 K2PL은 보기륜이 7개로 알려졌다. 보기륜이란 차량의 중량을 분산하여 지지하고 무한궤도 위에서 회전하면서 차량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자동차의 바퀴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반면 우리 육군의 K2 전차는 보기륜이 6개다. 결국 7개의 보기륜을 장착하면 전차 차체를 늘려야 되는 상황. 이럴 경우 추가적인 개발비가 든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보기륜을 7개 가진 M1A1과 레오파르트 2 전차가 무거운 중량으로 기동성에 제한을 받으면서 폴란드 육군도 생각을 바꿨다. 결국 K2PL은 우리 육군의 K2와 동일한 형상으로 만들어진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통해 몇 가지 장비가 추가됐다.

우선 전차를 향해 날아오는 대전차 미사일과 드론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동방어장치가 추가됐다. 원격사격무기통제체계(RCWS)도 달린다. 12.7mm 중기관총이 달린 RCWS는 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를 보며 사격을 할 수 있는 장치다. 전차 승무원의 생존성을 높이는 RCWS는 드론 요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 K2PL의 시제전차는 국내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다. 각종 테스트를 거친 후 폴란드 육군에 인도될 예정이며 우선 60여 대가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이 밖에 교량·구난·개척 전차도 만들어 수출한다. 우선 교량전차는 가위형 교량을 탑재해, 전차가 대전차호나 하천을 넘을 때 도움을 준다. 구난전차는 전장에서 손상된 전차에 대해, 신속한 구난 및 정비임무를 수행한다. 반면 장애물 개척 전차는 적이 구축한 지뢰 지대나 각종 대전차 장애물을 돌파하는 데 사용된다. 우리 육군이 사용하는 교량·구난·개척 전차는 모두 K1 전차의 차체를 사용한다. 반면 폴란드에 수출되는 교량·구난·개척 전차는 K2 전차의 차체를 이용해 만들어지며 이번이 첫 해외수출이다.
#K2 전차 생산 및 수주량 1100여 대 달해
방위산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리 육군과 폴란드 육군에 배치되거나 향후 인도될 K2 전차의 수량은 1100여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 육군은 현재 260여 대의 K2 전차를 운용중이며, 150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폴란드 육군은 K2GF 전차 180대를 직도입 중에 있으며, 2차 계약 및 향후 추가 계약을 통해 800여 대의 K2PL 전차를 도입할 예정이다. 2000년대 초반 개발되고 만들어진 전차 가운데 단연코 베스트셀러라고 얘기할 수 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독일의 레오파르트 2 전차가 3600여 대, 미국의 M1 계열 전차가 1만 대 이상 생산된 것에 비하면 적지만 이들 전차들은 1970년대 만들어진 오래된 전차다. 특히, 폴란드 현지 생산 거점이 생기면서 중부 유럽 국가들의 전차 사업에서 강점을 가지게 됐다. 폴란드와 인접한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 등의 주변국 수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러시아의 무력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국방비를 GDP의 5%까지 확대하기로 한 만큼, 유럽 내 전차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 때문에 세계적으로 전차 수요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에 의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차들이 파괴되고 있지만. K2PL처럼 능동방어장치와 RCWS를 장착하면 전차의 생존성은 높아지고, 공격력과 방어력 그리고 기동성은 유지된다. 또한 전차 운용에 필수적인 교량·구난·개척 전차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분석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세계 전차 시장은 2034년까지 최대 56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시장은 중동이다. 사우디, 이라크, 요르단 등은 각각 수백여 대의 노후전차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기로서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대로템은 지난 2월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인 ‘아이덱스(IDEX) 2025’에서 중동형 K2 전차 'K2ME'를 선보인바 있다. 중동형 K2 전차는 고온의 극한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량한 것이 특징이다. 엔진의 냉각 성능을 향상시키고 고속으로 날아오는 적의 대전차 미사일 등을 탐지·추적해 순식간에 대응탄을 발사해 파괴시키는 능동방어장치를 탑재하는 등 현지 운용에 요구되는 맞춤 사양을 갖췄다.
김대영 군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