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성 없는 사업 추진...수십년째 진입도로 공사만 진행

가평군은 지난 17일 호명유원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공람공고 했다. 대상지는 기존 1,592,812㎡에서 1,593,127㎡로 소폭 늘었고, 도로와 하수처리장 부지가 추가됐다.
하지만 청평면 일대에서 추진된 스키장 개발은 최초 허가 이후 20년 가까이 ‘준공 지연’을 반복하고 있다. 사업자가 대규모 슬로프와 콘도미니엄 건설을 내세웠으나, 지금까지 남은 것은 기반 정비와 미완성 진입도로뿐이다. 군계획시설로 지정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업은 시작조차 되지 못한 채 사실상 표류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준공 시한이 또다시 연기됐다는 점이다. 당초 2025년 12월 31일로 예정됐던 준공 목표가 2026년 말로 늦춰졌지만, 최초 허가 이후 20년 동안 본 공사가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역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애초 스키장을 전제로 한 사업 계획은 기후 변화와 관광 환경 변화 속에서 이미 현실성이 크게 떨어졌다. 수도권의 스키장들은 영업 기간 단축과 적자 누적에 시달리고 있는데, 가평군과 사업자는 여전히 ‘스키장 건설’이라는 낡은 구상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인가 당시와 지금의 여건은 전혀 다르다”며 “사업자는 계획 수정이나 전환을 고민하지 않고, 행정은 무의미한 변경 인가만 반복하는 것은 책임 회피”라고 지적한다.
가평군 책임론도 거론된다. 실시계획 인가는 단순한 허가가 아니라 사업 추진을 전제로 한 행정적 승인이다. 그러나 수십 년간 사업이 표류하는 동안 군은 사실상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민들은 “군이 사업자의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사업이 멈춰 있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사업자의 면허만 쥐여주고 방관한 셈”이라고 지적한다.
2024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다. 김종성 군의원은 “삼호건설이 2005년 도시계획도로 시행허가를 받았지만, 20년이 지나도록 도로 기반층만 남겨둔 채 준공을 미루고 있다”며 “주민 42명이 집단민원을 제기했지만 군과 시공사, 국토관리사무소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사업 지연 문제를 질타했다.
스키장 개발은 수차례 연기만 반복됐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번에도 준공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가평군이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 계획을 언제까지 끌고 갈지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리조트 건설 관계자는 “스키장 개발은 기후 변화 등 상황에 맞도록 변경할 계획”이라며 “주민 기대에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