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보유자 간 MVP 경쟁…신인왕은 안현민·송승기 대결 구도

#MVP 경쟁, 역대 최다 탈삼진 vs 역대 최다 타점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MVP 발표다. 한 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영광이 주어진다. 후보로는 규정이닝,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개인 타이틀 부문별 10위 이내 선수가 이름을 올린다.
올 시즌 유력 MVP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한화 투수 코디 폰세다. 한 시즌 동안 가장 압도적이면서도 꾸준한 성적을 낸 인물이다. 데뷔 첫 등판에서 5이닝 7안타 2실점을 내주며 물음표가 달렸으나 이내 두 번째 등판부터 승수를 쌓기 시작했다.
탄력을 받은 폰세는 거침이 없었다. 다소 흔들리는 경기에서는 팀 타선이 도움을 주는 행운도 겹쳤다. 9월 26일 기준 28경기 17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9월 말이 돼서야 시즌 첫 패배를 안았다.
자연스레 개인 기록이 따라왔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5), 탈삼진(242개), WHIP(0.93), WAR(8.09) 등 다수의 투수 지표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이대로라면 개인 타이틀에서도 4관왕에 오르게 된다.
폰세에게 경쟁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 내야수 르윈 디아즈가 막강한 공격력을 내뿜고 있다.
디아즈는 리그 내 압도적인 장타 능력을 자랑한다. 장타율 0.636으로 1위에 올라 있다. 홈런(49개), 타점(150개) 역시 리그 선두다. 반면 '장타자의 세금'으로 불리는 삼진은 98개(리그 18위)로 많지 않은 편이다.
디아즈의 홈런, 타점 기록은 단순 리그 1위에 그치지 않는다. 역대 외국인 최다 홈런(종전기록 2015시즌 나바로 48홈런), 역대 최다 타점(종전기록 2015 박병호 146타점) 기록을 갈아 치웠다. 두 기록은 잔여 경기가 남았기에 더 올라갈 수 있다. 50홈런-150타점을 달성할 경우 '상징성'을 더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MVP 경쟁은 폰세의 우위가 점쳐진다. 투표인단이 두 후보의 팀성적에 좌우될 수 있다. 한화는 시즌 내내 선두 싸움을 이어온 반면 삼성은 부침 끝에 가을야구 대열에 합류했다.
기록이라면 폰세도 부족할 것이 없다. 폰세는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종전기록 미란다 225개)을 뛰어 넘은 지 오래다. 현재 각 부문별 순위를 지킨다면 1996년 구대성, 2011년 윤석민에 이어 역대 3명뿐인 투수 4관왕에 등극한다. 구대성과 윤석민은 당시 MVP를 석권했다.

시즌 내내 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든 '괴물 신인' 안현민은 유력한 신인상 수상 후보로 꼽힌다. 키 183㎝, 몸무게 90㎏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한다.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고릴라'라는 별명이 붙었다.
안현민은 탄탄한 몸에 어울리는 장타력을 유감없이 자랑했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4월부터 1군에서 활약, 108경기에서 22홈런(9위), OPS 1.017(1위)을 기록했다. 출루율과 장타율로 구성되는 OPS가 1을 넘어서면 통상적으로 '매우 뛰어난 타자'로 통한다. 현재 안현민과 디아즈만이 이 기록을 넘어섰다.
안현민은 장타력만을 갖춘 타자로 통하지 않는다. 378 타수 125안타 타율 0.331(2위)로 콘택트 능력 또한 고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아마추어 시절 포수 출신이기에 강한 어깨를 보유했고, 발이 빨라 주루 능력도 갖췄다는 평이 따른다. 다만 외야수 경력이 많지 않아 수비면에서는 지적을 받는다.
이 같은 활약에 안현민은 시즌 초반을 2군에서 보냈음에도 WAR 6.98으로 타자 부문 1위, 투수를 포함해서도 리그 2위에 올라 있다. 이에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와 관련해 야구계에서는 'KT는 안현민이 있으니 FA 강백호를 두고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안현민의 경쟁자로는 LG 선발 송승기가 거론된다. 팀의 5선발로 낙점 받은 송승기는 첫 경기부터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착실히 승수를 쌓아 나간 송승기는 27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3.50의 기록을 남겼다.
송승기는 예년이었다면 신인상을 받을 수 있는 성적이지만 이번 시즌 만큼은 안현민의 우세가 점쳐진다. 안현민은 리그 내 출루율 1위로 개인 타이틀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도 타율 2위, 장타율 3위 등 각 부문 최상위권에 오른 상태다.
KBO시상식은 이외에도 각 부문 개인 타이틀 홀더의 시상도 이뤄진다. 시즌이 막판으로 치닫는 상황, 각 부문 수상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먼저 관심이 쏠리는 쪽은 탈삼진 부문이다. 폰세가 242개, SSG 앤더슨이 240개로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한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은 넘어선 지 오래다. 앤더슨이 추월해 나갈 경우, 폰세의 투수 4관왕 등극이 무위로 돌아가기에 MVP 경쟁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와 SSG 양팀이 가을야구를 앞두고 두 에이스의 등판을 조정할 수 있기에 향후 경쟁 구도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홀드 부문에는 노장들의 경쟁이 흥미롭다. 33홀드의 김진성(LG)는 1985년생, 31홀드의 노경은은 1984년생이다. 이들이 프로에 발을 내딛던 2003년과 2004년은 최근 드래프트 1순위 지명으로 화제를 모은 박준현(2007년생)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이다. 이들은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으로 리그 최고 구원 투수의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
세이브 부문은 KT 박영현(35개)이 한화 김서현(32개)에 앞서 있다. 박영현은 최근 이틀 연속 세이브로 격차를 벌렸다.
리그 최고 야수로 거듭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천명한 키움 송성문의 타이틀 획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안타 부문에서 180개를 기록, 롯데 레이예스를 1개 차로 추격 중이다. 102개를 기록한 득점 부문에서는 삼성 구자욱이 한발 앞섰다. 송성문이 바람대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다면 당분간은 이번이 마지막 타이틀 도전이 될 전망이다.
타율, 홈런, 타점, 도루 등에서는 수상자가 대거 가려졌다. 홈런과 타점은 디아즈의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타율은 0.340의 양의지, 도루는 48개의 박해민이 유력한 타이틀 홀더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