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북구의회 정기수 의장 기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4년 10월까지 적발된 불법 개설 의료기관은 약 1,700여 곳, 이들로 인해 누수된 건강보험 재정은 약 3조 4,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환수된 금액은 10%(징수율 7.93%)도 채 되지 않은 수준이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행정조사만으로 대응하고 있어, 단속과 처벌에 한계가 크다.
특히 사무장병원은 복잡한 법인 구조, 명의 대여, 차명계좌 등을 활용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왔다. 수사권한이 없는 건강보험공단은 현장에서 불법의 실체를 알고도,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22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부여 법안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으로 조속한 법안 통과가 되어야 한다.
민간기관인 금융감독원도 2019년 7월에 주가 시세조작 등 불공정 거래 범죄 수사에 국한하여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었고, 최근에는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수사를 계기로 특사경 활동의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공공기관인 건강보험공단에 사무장병원 등 불법개설의료기관을 직접 수사할 수 있는 특사경 권한이 부여되어야 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만약 공단이 특사경 권한을 부여받는다면, 불법 의료기관에 대해 신속한 압수수색, 계좌추적, 관계자 조사 등이 가능해지며 단순 적발이 아닌 형사처벌과 재정환수까지 실질적 조치가 가능해진다.
일각의 우려처럼 특사경 권한이 남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특사경은 검사의 직접 지휘 아래에서 수사하며, 수사 범위도 법으로 제한된다. 법적 절차와 감시체계를 통해 권한 남용 우려도 충분히 통제할 수 있다. 이는 권한의 남용이 아닌, 공공재정 수호를 위한 정당한 수단이다.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근절하고,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정을 지키는 이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부산시북구의회 정기수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