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가족 통해 정치권 발걸음?
일부 정·관계 인사들과 재계 정보통들 사이에선 신 씨와 가장 돈독하면서도 복잡한 연결고리를 가졌던 곳으로 대기업 A 사가 꼽히고 있다. 신 씨는 A 사 총수 일가와 친분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정치권 실세들과의 교감도 나눌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A 사가 현 정권 들어서 급성장세를 보인 점이 신 씨 파문에 연루된 권력 실세들과 상관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에 대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이미 수사당국에서도 A 사와 신 씨에 관한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A 사를 둘러싼 신 씨 파문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
A 사가 신 씨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후원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어떤 기업보다 신 씨와의 관계가 돈독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A 사 총수 일가 중 한 명인 B 씨가 신 씨의 주요 정재계 인맥 리스트에 오른 인물로 소문난 까닭에서다. A 사는 신 씨와 B 씨의 친분설 외에도 여권 실세로 각인돼 온 범여권의 한 친노 정치인과의 인연 때문에 더욱 주목받는다. A 사가 현 정권 들어서 대형 M&A에 성공해 몸집을 급격하게 불려가는 사이 정재계엔 ‘그동안 A 사에 이 친노 정치인의 소개로 입사한 사람들이 많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A 사의 오너와 이 친노 정치인은 지난 2003년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나란히 조사대상에 올랐던 인연도 있다.
최근 드러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더불어 이 친노 정치인 또한 신정아 씨와 친분이 닿았던 권력실세로 주목받는다. ‘신 씨의 거물급 배후와 신 씨를 연결해준 장본인이 이 친노 정치인’이라는 미확인 소문이 정·관·재계에 두루 퍼졌을 정도다. 신 씨의 동국대 교수임용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대기업 A 사 총수 일가인 B 씨, 그리고 이들과 교감을 나눠온 이 친노 정치인이 신정아 씨와 맺어온 인연이 결국 A 사의 신 씨 후원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B 씨가 또 다른 범여권 핵심 인사 한 명과 함께 일한적이 있다는 점 또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 씨와의 관계때문인지 이 핵심인사가 신 씨의 거물급 배후일지 모른다는 소문 또한 정·관·재계를 달구고 있다. 여권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 핵심인사는 최근 들어 신 씨와의 친분설에 휘말리는 것에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밖에 구체적 후원 액수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대기업 C 사의 회장도 신 씨를 후원해 준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꼽힌다. 변 전 실장의 부산고 동문들이 C 사 요직에 제법 포진해 있다는 점과 C 사 회장이 부산 출신이란 점이 눈에 띈다. C 사 또한 앞서 언급한 A 사와 마찬가지로 현 정권 들어서 M&A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는 점이 이채롭다.
천우진 기자 wjch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