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꽃반들마을에서 열린 1박 2일 캠프, 놀이·예술·자연이 어우러진 성장의 시간

■ 놀이가 된 집, 배움이 된 공간
상상통통의 건물은 겉으로 보기엔 여느 마을 주택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이들의 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공간이 펼쳐진다. 2층에서 책을 읽다 보면 미끄럼틀 같은 계단을 타고 금세 1층으로 내려올 수 있고, 주방 문을 열면 곧장 뒷마당이 이어진다. 마당에는 텐트가 자리 잡아 아이들만의 비밀 기지가 된다.
아이들은 이 공간을 그저 ‘학교’가 아닌 ‘놀이터’로 받아들였다. 쉬는 시간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1층과 2층을 오르내리며 웃음소리를 쏟아냈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만들며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렇게 상상통통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배우고 놀며 자라는 ‘생활의 터전’이 되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지식을 넘어 관계를 배우고, 일상의 순간 속에서 배움과 놀이가 하나가 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 연극으로 열고, 놀이로 이어간 첫 만남
캠프의 첫 프로그램은 소리극 공연 「호랑이가」였다. 두 명의 소리꾼이 북장단과 노래, 가면과 인형을 활용해 옛이야기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들려주자, 58명의 관객은 금세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어서 열린 놀이마당은 배우들이 직접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며 진행됐다. 이름대기 게임, 계란찜 게임, 그리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부른 “쾌지나칭칭나네”의 후렴구는 공연장을 흥겨움으로 가득 채웠다. 아이와 어른이 구분 없이 한마당에 어울려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자리, 모두가 배우이자 관객이 된 순간은 캠프의 진정한 시작을 알렸다. 낯섦은 사라지고 마음이 열리자, 앞으로 이어질 배움과 놀이의 시간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졌다.

오후에는 청운 소재 캠핑장에서 미꾸라지 잡기와 신나는 버블놀이가 이어졌다. 물장구를 치며 서로 도와 미꾸라지를 잡아 봉투에 담는 아이들의 모습은 순수한 동심 그 자체였다. 놀이가 끝난 뒤 샤워실에서는 친구의 머리를 말려주고,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어느새 ‘한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저녁 무렵 타오른 캠프파이어 앞에서는 정해진 프로그램이 따로 없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잇감을 찾아내며 불빛 속에서 마음껏 웃고 뛰놀았다. 어른의 개입 없이도 서로의 세계를 넓혀가는 아이들의 자율성은,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함께 보낸 하루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아이들에게 ‘함께 자라는 기쁨’과 ‘스스로 배우는 힘’을 일깨워 주었다. 그 시간은 아이들뿐 아니라 함께한 모두의 마음에 오래도록 남을 따뜻한 기억이 되었다.
■ 다름을 품고, 함께 배우는 자리
이번 캠프에는 일반 아동뿐 아니라 장애 아동도 함께했다. 교사들은 세심하게 살피며 돌보았고, 다른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빈자리를 채워주며 함께 어울렸다. 조건만 갖추어주자 드러난 아이들의 창의성과 배려는 교육의 본질을 보여주는 소중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체계를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으며, 이는 상상통통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이번 경험은 단순한 캠프를 넘어,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이 되었다. 앞으로 상상통통은 ‘다름’을 특별함으로 전환하고, 함께 배우는 문화를 지역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며 진정한 포용 교육의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상상통통의 기획자이자 대표인 김주원 대표는 체육·심리·복지 분야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한양대학교 체육학사, 명지대학교 석사, 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을 밟으며 전문성을 쌓았고, 사회복지와 심리학을 함께 공부하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살피는 시각을 키워왔다.
체육교사, 스포츠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에서 수많은 아이들과 호흡한 그는, “아이들이 공연과 놀이, 캠프에서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는 소신을 밝힌다. 그 말은 이번 캠프 곳곳에서 실현되고 있었다.
앞으로도 김 대표와 상상통통은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함께 성장하며, 차이를 넘어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갈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사람을 향한 교육의 길을 지역사회와 미래 세대에 이어가는 비전이기도 하다.
■ 예술로 만나는 또 다른 스승들
상상통통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다. 극단 애플씨에터 단원으로 연극·드라마·영화에 출연한 배우 이주환 강사는 연극과 코칭을 통해 아이들의 표현력을 길러주고 있다.
또 무대이야기 대표 디자이자 상상통통 공동대표인 이수원 미술가는 동국대를 비롯한 국내 여러 대학과 미국 Kent State 등에서 강의하며 무대를 예술로 풀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들의 다채로운 경력과 열정은 상상통통의 공간에 온기를 더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꿈꾸고 표현할 수 있는 든든한 토양이 되고 있다.

오는 10월 3일, 세 번째 ‘상상통통 두근두근 캠프’가 여주 숲놀이터와 어드벤처가든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다.
슬로건은 “놀수록 커지는 상상, 함께해서 더 즐거운 발견”. 이번 캠프는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을 넘어, 여가센터 확장사업과 맞물려 아이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새로운 무대가 될 예정이다. 앞으로의 캠프는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여는 든든한 교두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동안 꽃반들 마을의 좁은 골목길을 가득 메우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이제 더 큰 무대와 더 넓은 공간에서 울려 퍼질 것이다. 상상통통이 3년 계획으로 추진하는 ‘여가센터 확장사업’은 이 웃음을 오래도록 지켜내고, 더 많은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상상통통의 도전은 이제 더 큰 무대에서, 더 깊은 배움과 더 넓은 상상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아이들의 웃음은 더욱 밝게, 더욱 힘차게 울려 퍼질 것이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