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투자 ‘자라섬 선착장’, 수상 사업자들 호객행위로 ‘몸살’

가평군은 ‘자라섬 꽃페스타’ 입장료 7천 원 중 5천 원을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군은 이를 통해 관광객들의 소비가 전통시장·농산물 매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러나 추석 연휴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자라섬 선착장 일대는 청평페리와 수상택시 업체들의 호객행위로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일부 업자들은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2만 원짜리 승선권을 1만5천 원에 판매하는 등 상품권 결제를 적극 유도했다.
결국 상품권이 시장 상인이나 농민이 아닌 유람선 사업자들의 매출 증대 수단으로 전락한 셈이다.
지역 상인들은 “상품권이 장바구니가 아니라 배표로 쓰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 상인은 “결과적으로 군이 만든 제도가 유람선 업자만 살찌우고, 시장 상인은 외면당했다”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안전관리와 관광질서의 부재다. 유람선에서는 탑승 전 안전수칙 안내가 이뤄지지 않은 채 운항을 시작했고, 선착장 주변에서는 과도한 호객행위가 이어졌다.

가평군은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위해 2024년 한 해 동안 약 320억 원 규모의 가평사랑상품권(가평GP페이)을 운영했다. 이 중 자라섬 꽃페스타 기간에는 약 8억5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지급됐다.
그러나 올해는 이 중 상당 부분이 유람선과 수상택시 결제에 사용될 것으로 추정돼, 당초 목표였던 소상공인·전통시장 지원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상품권 발행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도 제기한다. 가평읍 한 상인은 “지역화폐의 목적은 지역 내 소비 순환인데, 특정 업종이 이익을 독점하면서 정책 효과가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가평군 소상공인지원과에서는 “유람선 업체도 등록된 소상공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며 “호객행위 여부는 현장에서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행정의 관리·감독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관광과는 호객행위에 대해 현장 지도를 통한 시정과 상품권이 혜택이 다양하게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역 상인회 관계자는 가맹점 업종별 한도와 사용처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상품권 제도는 단기 소비에는 효과가 있지만, 관리가 허술하면 지방재정 누수와 상권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지자체가 매년 수십억 원을 투입하는 만큼 효과 분석과 피드백 시스템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단순한 운영상 허점이 아니라, 지역화폐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한다. 지역경제 선순환을 위해 설계된 상품권 제도가 실제로는 관광업종에 집중되면서, 정책 취지가 변질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결국, 가평사랑상품권이 지역경제의 효자로 남을지, 재정 누수의 통로로 전락할지는 해당 부서의 철저한 관리 의지와 제도 개선에 달려 있다. 지금과 같이 특정 업종에 쏠림이 이뤄질 경우, 가평군 대표 지역화폐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