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제압용 ‘전기봉’ 등 중국 온오프 매장서 판매…국제앰네스티 고문 도구 수출 문제 보고서 작성하기도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삼합회’가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동남아 범죄단지에서 벌어지는 납치, 인신매매, 고문, 감금, 사기 등 범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경제특구 등은 삼합회 일파 근거지로 꼽힌다.
중국 태생 천즈 회장이 이끄는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내 카지노 및 스캠센터용 단지를 건설하고 운영한 배후로 꼽힌다. 10월 14일(미국시각) 미국 정부는 프린스그룹이 보유한 20조 원 규모 12만 7271개 비트코인를 압류하는 제재에 시동을 걸었다.
전문가들은 캄보디아 범죄단지와 중국 범죄조직, 중국 기업의 연결고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가운데 범죄단지에서 활용되고 있는 고문 도구의 출처가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는 안전 보안 장비를 파는 시장이나 점포를 가면 고문 도구들을 구할 수 있다. 중국 현지 인터넷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캄보디아에서 활용된 고문 도구가 이런 중국 유통망을 통해 조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다른 중국 소식통은 “중국 감옥 내에서 공안들이 수감자 제압 등 목적으로 캄보디아에서 활용된 것과 상당히 유사한 전기봉을 활용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면서 “현지 교도관들에게 항명을 하던 외국인 수감자가 전기고문을 받고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온 것을 본 적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전직 중국 법관도 사법기관에서 활용하는 ‘전기 고문’ 방식에 대해 이야기 해줬을 정도”라면서 “지장을 찍기 위한 손가락만 제외하고 나머지 신체부위를 움직이지 못하게 강하게 압박하는 것이 중국식 고문의 특징”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캄보디아에서 활용된 고문 도구는 중국으로부터 흘러들어왔을 것이라 본다”면서 “현지에서 ‘보스’라고 불리는 이들이 고문을 주도했다고 하는데, 고문 주도자 역시 어딘가에서 기술을 배워 왔을 것”이라고 했다. 소식통은 “숙달된 조교 혹은 조교 양성에 뒷돈을 받은 고문 도구 활용 경험자가 개입했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14년 기준 수출에 관여하고 있는 중국 기업 중 29개 기업은 ‘전기 충격봉’ 판매를 홍보하고 있었으며, 7개 업체는 비인도적 장비인 ‘돌기가 박힌 방망이’를 수출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홍보했다. 28개 업체는 무거운 쇠고랑과 몸을 움직일 수 없게 하는 의자 등 구속 장비를 수출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보고서 발행 당시 국제 앰네스티 안보무역과 인권조사관이던 패트릭 윌켄은 “고문과 억압 도구 교역으로 수익을 얻으며 전세계적으로 인권침해를 부추기고 있는 중국 기업 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교역은 엄청난 고통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윌켄은 “장비 수출을 중단하거나 인권 침해자들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중국 정부 노력이 전혀 없어서 (고문도구 교역이) 더욱 번성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중국산 고문용 곤봉엔 표면 전체에 뾰족한 돌기가 박혀있거나, 머리 부분만 쇠못이 박힌 플라스틱 재질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만 유일하게 생산 중이며, 고문을 위한 목적으로 특별 디자인이 적용돼 엄청난 통증과 고통을 유발한다고 했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이 중국산 곤봉을 활용하고 있으며, 네팔과 태국의 보안군에게도 곤봉이 수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도구인 전기 충격봉은 신체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생식기, 목, 사타구니, 귀와 같은 민감한 부분에 극도로 고통스러운 충격을 가할 수 있는 도구로 알려져 있다. 윌켄은 “중국 정부가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장비 생산과 거래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결함 많은 수출 제도로 인해 고문과 억압 장비 거래가 더욱 번성하게 됐다”고 했다.
2012년 수갑과 구속 의자, 전기 충격기, 전기 충격봉 등 장비를 판매하는 한 기업은 아프리카 40여 개국과 1억 달러 이상 규모 교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나, 세네갈, 이집트, 마다가스카르 등 국가서 경찰이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전기 충격봉을 소지하고 있다는 증거를 국제앰네스티와 오메가 연구재단이 확보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우간다나 콩고민주공화국 등 국가에서도 대형 시위 진압 및 선거 반대파 숙청에 중국산 고문도구가 활용됐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에 중국 고문 생존자 발언을 소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고문 생존자는 “경찰이 내 얼굴에 곤봉을 갖다 댔다”면서 “경찰들이 ‘팝콘’이라고 부르는 고문 방식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얼굴이 모두 찢겨져 튀긴 옥수수처럼 보이게 돼 팝콘이라 불리는데, 살갗이 타는 냄새가 너무나도 끔찍했다”고 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는 중국 구금자들에 대한 기계적 구속장치 오남용 만연에 대한 문제에 주목하기도 했다.
중국 소식통은 “11년 전 보고서 내용과 지금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범죄조직과 결탁할 수 있는 신뢰성이 낮은 정부를 보유한 국가의 경우 중국산 고문 도구를 들여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산 고문 도구 수출 통제는 국제사회 인권문제 사각지대에 있다. 이런 문제들이 캄보디아에서 한국 청년들이 고문 피해를 당하는 나비효과로 나타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