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량 8000톤 이상에 강력한 대지 타격 능력…핵추진 체계 ‘원자로’ 제외 핵심 기술 이미 확보

#우리 손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 가능할까
반면 재래식 잠수함은 미행하다 충전된 전력이 떨어지면 수면으로 올라와 내연기관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독자적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가 가능할까. 과거 노무현 정부시절 ‘비닉(祕匿)사업’ 즉 대외비 국방기술 사업으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검토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국내 기술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해외 기술 도입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잠수함 건조에 사용되는 고장력강, 즉 일반강보다 인장강도가 높은 강철의 경우 국내에서 만들고 있다. 장영실함에는 국산 HY-100 고장력강이 사용된다. HY-100 고장력강은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인 시울프 및 버지니아급에도 사용된다. 이러한 HY-100 고장력강을 사용하는 장영실함은 잠항 심도가 400m 이상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중어뢰를 비롯한 무장, 잠수함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소나, 두뇌인 전투체계까지 우리 손으로 만들어 국산 잠수함에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핵추진 체계의 핵심인 잠수함용 원자로는 개발 경험이 없다.

국내 조선업계 특수선 사업부 몇몇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해 그동안 비닉사업으로 조용히 진행됐다고 전한다. 지난 정부 시절 개념 설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잠수함 개념설계는 잠수함이 수행할 작전 운용성능을 정의하고 기본적인 요구사항과 콘셉트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6월, 마덱스(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한화오션은 미래형 잠수함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미래형 잠수함은 선형으로 배의 모양이 기존 국내에서 건조된 재래식 잠수함과는 다른 형태를 띠고 있었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은 기본적으로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고속선형을 갖춘다. 한화오션의 미래형 잠수함은 고속선형의 외형을 갖추었고, 음파 탐지를 최소화하는 스텔스 성능도 넣었다는 것이 당시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배수량 8000톤, 수직발사관 12개 이상
한국해군과학기술학회는 지난해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되어 참고할 만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형 원자력추진 잠수함의 임무기반 요구조건분석 연구’로 알려진 보고서는 과거 잠수함을 승조했던 장교·부사관 예비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의 작전요구성능을 도출한 것. 보고서에 따르면 잠수함의 크기 즉 배수량은 8000톤급 이상이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은 12기로 나왔다. 3600톤급 장영실함 대비 배수량은 2배 이상, 수직발사관 수는 10기에서 2기가 늘어난 12기로 강력한 대지 타격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에 사용될 미래 기술로는 인공지능 기반의 통합전투체계와 펌프제트 추진기 그리고 잠수함 발진용 무인기 및 무인잠수정이 언급됐다. 즉 잠수함 유·무인 복합이 미래 수중전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의 핵심 사항 중에 하나는 건조 척 수다. 이와 관련해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4척 이상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해군의 함정 운용 체계는 3직제로 짜인다. 1척은 작전에 나서고, 나머지 2척은 수리 및 정비, 훈련에 각각 투입된다.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의 경우 2직제로 운용되기도 한다. 최근 해군의 경우 함정과 승조원을 분리해 순환 근무를 하는 크루제 즉 조편성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럴 경우 4척 가운데 2척은 작전에 나설 수 있다. 군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비용을 1척당 2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급 핵 추진 잠수함은 3조 6000억 원이나 되고 영국 최신형 아스튜트급 공격용 핵 추진 잠수함은 2조 원, 우리 핵 추진 잠수함의 모델로 알려진 프랑스 바라쿠다급(쉬프랑급)은 1조 6000억 원가량이다. 현재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등 6개국만 보유하고 있으며, 호주는 미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2030년경 보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2030년대 중반 이후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해 배치할 경우 세계 8번째 보유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영 군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