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못 받았는데 집주인에 열쇠 건네줬다간 ‘대항력 상실’

전입신고 확정일자가 있더라도 전입·점유 공백을 메우는 효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우선순위의 뒤로 밀릴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때 임차권등기로 지위를 고정한 뒤 전세금반환소송 절차를 밟아야 협상력이 유지될 수 있다.
임대차가 종료되거나 종료가 임박했다면 이사 일정과 무관하게 임차권등기명령을 먼저 신청하고, 해지 의사 표시는 내용증명 등으로 증빙을 남겨야 한다. 이후 등기 완료를 확인하고 전입·점유를 해제하면 된다.
임차권등기를 하지 않고 이사부터 진행하면 우선변제·대항력이 사라져 배당이나 압류 경쟁에서 불리할 수 있다. 반대로 등기로 임차인의 권리 연속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협상력은 높아지고, 판결 이후 집행 수단을 신속하게 가동할 여지도 넓어진다.
열쇠 인수 인계서는 사진 또는 동영상과 함께 보관하고 잔액 미수분에 대해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한 뒤 판결 이후 임대인에 대한 재산명시·채권압류·부동산경매 등 집행 로드맵을 미리 설계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전세금반환소송의) 승소 판결이 곧바로 현금화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에 집행 단계까지 한 번에 설계해야 회수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보증금 전액 또는 잔금을 "곧 지급하겠다"는 임대인의 구두 약속에 대해서도 그 기한과 금액, 불이행시 조치 등을 담은 서면을 작성해야 한다. 조건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즉시 소송 및 집행 절차로 전환해 추가 지연을 차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엄 변호사는 "임차인의 목표는 합의가 아니라 회수인 만큼 이사 전 등기, 증빙 정리, 소송·집행이라는 3단 고리를 끊김 없이 이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