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강의 업체·학습지 업체 대교 등…3년간 매각액 600억 육박, 감평액의 82% 수준

윤석열 정부는 “국유재산 매각은 공개경쟁입찰이 원칙”이라며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경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므로 헐값에 매각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남 부동산 매각 논란에 대해선 “매각 대상 국유재산에는 농지나 자투리 국유지 등 다양한 유형·가격의 재산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요신문 취재 결과, 윤석열 정부에선 최상급 입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소재 국유 부동산 매각액이 총 600억 원에 육박했다. 역대 최대치다. 윤석열 정부에서 매각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감정평가액은 총 724억 원이었다. 강남 3구 ‘금싸라기 땅’이 감정평가액 82%에 불과한 가격에 팔린 셈이다. 일반적으로 감정평가액은 시세보다 낮다.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요신문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온라인 국유재산 매각 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매각 경쟁입찰을 진행한 강남 3구 소재 국유 부동산을 전수조사했다. 조사 기간은 온비드를 통한 국유재산 경쟁입찰이 의무화된 2005년부터 2024년까지다.
캠코가 온비드 경쟁입찰로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매각액은 2005년 0원, 2006년 10억 원, 2007년 0원, 2008년 2억 원이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기간인 2009년 100억 원, 2010년 122억 원, 2021년 137억 원으로 급등했다. 이명박 정부는 대통령의 국유재산 매각 승인권을 내려놓는 등 국유재산 매각을 활성화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유재산 매각은 크게 줄었다. 캠코가 온비드 경쟁입찰로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매각액은 2017년 14억 원에서 2018년 7억 원, 2019년 1억 원으로 감소했다. 2020년 4억 원, 2021년 0원이었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유재산 매각은 다시 급증했다. 캠코가 온비드 경쟁입찰로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매각액은 2022년 6억 원에서 2023년 243억 원, 2024년 348억 원으로 늘었다. 3년간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매각액이 598억 원에 달했다.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경쟁 입찰이 이뤄져 헐값 매각이 아니라던 윤석열 정부 해명은 사실과 달랐다. 캠코가 온비드 경쟁입찰로 2023년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감정평가액은 317억 원이었다. 하지만 매각액은 243억 원으로 감정평가액 76%에 불과했다. 2024년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감정평가액은 400억 원이었다. 매각액은 348억 원으로 감정평가액 87%였다. 감정평가액보다 훨씬 낮은 헐값에 강남 부동산이 팔린 셈이다.
이명박 정부 때와 비교해도 감정평가액 대비 매각가격은 낮은 편이었다. 윤석열 정부 전에 강남 3구 국유 부동산이 가장 많이 매각된 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이었다. 2011년 캠코가 온비드 경쟁입찰로 매각한 강남 3구 국유 부동산 감정평가액은 146억 원이었다. 매각액은 137억 원으로 감정평가액 94%였다.

또 다른 국유 부동산이었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주택은 감정평가액이 183억 원이었다. 1997년 우리나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안전가옥이었던 곳이다. 이곳은 감정평가액 65%에 불과한 120억 원에 2024년 9월 매각됐다. 해외 유명 위스키 수입사 대표가 소유한 법인이 낙찰받았다.
국유 부동산이었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 토지는 학습지로 유명한 교육업체 ‘대교’에 지명경쟁입찰로 58억 원에 2023년 3월 매각됐다.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서 약 200m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땅이었다. 지명경쟁이란 입찰 참가자를 인접 토지 소유주로 제한한 입찰을 뜻한다. 대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교가 보유한 투자부동산 가격은 총 1223억 원이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022년 8월 윤석열 정부에서 국유재산 매각·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헐값 매각을 막겠다며 국유재산법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하지만 발의 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2024년 5월 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민주당은 재차 국유재산법 개정안 발의에 나섰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 처분에 관한 사항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사전에 심의·의결 받도록 하는 국유재산법 개정안을 지난 11월 18일 대표발의했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국유재산을 처분한 경우 국회에 해당 사실과 처분 사유를 보고하도록 하는 국유재산법 개정안을 지난 9월 26일 대표발의했다.
이재명 정부도 국유재산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을 국민 모두의 공동 자산으로 재인식해야 한다”며 “국유지를 활용해 청년, 서민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지난 8월 11일 밝혔다. 또 기획재정부는 “100억 원 초과 국유재산을 처분할 경우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승인하도록 하는 등 매각 절차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