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판단했지만 대법 “부당 지원 아냐”

공정위는 2023년 6월 호반건설이 동일인(총수) 2세 등 특수관계인 소유의 호반건설주택, 호반산업 등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사업 기회를 제공한 부당 내부거래 행위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608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2013∼2015년 공공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계열사를 설립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이른바 ‘벌떼입찰’에 나서 공공택지를 확보하고, 이후 낙찰받은 23곳을 장남과 차남의 회사인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에 양도(전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호반건설은 2세들의 회사에 공공택지 입찰 참가 신청금을 414회에 걸쳐 무이자로 빌려주기도 했다.
이로써 김 회장 자녀 회사들은 의정부 민락, 김포 한강, 화성 동탄 등 23개 공공택지 시행사업에서 분양 매출 5조 8575억 원, 분양 이익으로 1조 3587억 원을 취득했다. 공정위는 해당 부당 지원으로 경영권 승계로도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호반건설과 계열사들은 이에 불복해 2023년 9월 서울고법에 행정소송을 냈다.
서울고법은 지난 3월 공정위가 부과한 전체 과징금 608억 원 중 365억 원은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공공택지 전매 행위’와 ‘입찰 참가 신청금 무상 대여 행위’는 위법하지 않다며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 것이다.
대법원은 이날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호반과 공정위 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호반건설은 대법 확정 판결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2019년 공정위 조사로 제기된 각종 의혹이 해소됨에 따라 앞으로 공정과 원칙을 기반으로 한 경영활동으로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도 업계 차원의 논의를 거쳐 필요한 제도적 정비를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