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서 ‘100억 엔의 벽’ 뚫어…‘하울의 움직이는 성’ 제치고 톱10 진입할지 관심

‘국보’를 비롯해 ‘춤추는 대수사선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 ‘남극 이야기’(흥행수입 약 110억 엔), ‘춤추는 대수사선 THE MOVIE’(흥행수입 약 101억 엔) 등이 여기 속한다. 일본 역대 흥행 순위에서 ‘춤추는 대수사선2: 레인보우 브릿지를 봉쇄하라’는 12위, ‘남극 이야기’는 39위, ‘춤추는 대수사선 THE MOVIE’는 48위다. 이렇게 4편이 겨우 일본 역대 흥행 순위 TOP5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가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그만큼 일본에선 자국 애니메이션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3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년), 6위 ‘너의 이름은’(2016년), 7위 ‘원피스 필름 레드’(2022년), 9위 ‘모모노케 히메’(1997년), 10위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 등 TOP10 안에 무려 7편이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TOP10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3편은 할리우드 영화로 4위 ‘타이타닉’(1997년), 5위 ‘겨울왕국’(2014년), 8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2001년) 등이다.
이번에 ‘국보’가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무려 22년 만에 깬 것처럼 일본 역대 흥행 순위 1위 기록도 2001년에 개봉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19년이나 자리를 지켰다.
일본에서 흥행수입이 100억 엔을 넘긴 영화 50편 가운데 일본 영화는 22편, 외화는 28편이다. 외화는 28편이 모두 할리우드 영화로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없다. 더욱 눈길을 끄는 분류는 50편 가운데 애니메이션이 무려 24편이라는 점이다. 일본 영화 22편 가운데 18편이 애니메이션이고 할리우드 영화도 28편 가운데 6편이 애니메이션이다. 그만큼 일본 관객들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한다.

10월 19일 기준 ‘국보’의 누적 흥행수입은 약 164억 3600만 엔이었음을 감안하면 11월 24일까지 한 달여 사이 흥행수입이 9억 400만 엔이 증가했다. 일본 극장가에서 어느 정도 흥행세가 꺾여 스크린수가 감소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22억 2000만 엔의 흥행수입을 더 올려 TOP10에 드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리얼 사운드는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상영된 ‘국보’가 11월에는 프랑스, 한국, 그리고 북미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개봉되기 시작한다. 여기에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의 향방까지 맞물리면 앞으로도 한동안 화제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11월 19일 국내에서도 ‘국보’가 개봉됐는데 25일까지 누적 관객수는 7만 2020명을 기록 중이다. 최근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나우 유 씨 미 3’와 ‘위키드: 포 굿’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보’는 9월 24일에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에도 밀려 일일 박스오피스에서 4위를 기록 중이다.
11월 21일을 즈음해 북미 지역에서도 개봉했다. ‘국보’는 미국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토마토 신선지수가 100% 만점이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해 북미 지역에서 흥행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참고로 ‘국보’는 제98회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부문에서 한국 출품작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경쟁 중인데 ‘어쩔수가없다’ 역시 토마토 신선지수 100%를 기록 중이다. 만약 ‘국보’가 북미 지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켜 일본에서 화제성이 커진다면 일본 극장 매출도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제98회 아카데미상도 화제 유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2월에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Shortlist)를 발표하고, 1월에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국보’가 예비후보에 이어 최종 후보로 선정된다면 12월과 1월에 연이어 화제를 유발할 수 있다. 3월에 열리는 제98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전후해 화제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보’는 현재 오스카 레이스(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벌어지는 경쟁 과정)를 한창 이어가고 있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