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회장, 김건희 투자했던 ‘엔에스엔’ 과거 실소유…이 씨, 우크라이나 재료 주가조작 규명 ‘키맨’ 될까

김건희 씨 주가조작 개입 여부는 여전히 의혹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민중기 특검팀 수사 기간은 12월 28일까지로 약 한 달 남았다. 특검팀은 삼부토건·웰바이오텍 관계자 여러 명을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이들 공소장에 김건희 씨와 공모관계는 적시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특검팀이 김건희 씨 지인이자 주가조작 선수로 알려진 이준수 씨 신병 확보에 지난 11월 22일 성공하면서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수사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이 씨는 웰바이오텍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남희 회장과 과거 여러 차례 주가조작을 공모했다. 양 회장이 시세조종 작전에 나선 뒤 이를 이 씨에게 알리는 방식이었다. 양 회장이 웰바이오텍 시세조종도 이 씨에게 알렸다면, 이 사실을 이 씨가 다시 김건희 씨에게 전하는 등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준수 씨는 김건희 씨와 긴밀한 관계를 오랜 기간 이어왔을 가능성이 최근 제기돼 주목 받았다. SBS 보도에 따르면 김 씨가 2013년~2016년 사용한 휴대전화에선 이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수백 개가 발견됐다. 또 이 씨는 2024년 10월 말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뒤 경찰 조사에서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불기소 처분 받은 걸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이준수 씨는 김건희 씨가 연루된 코스닥 상장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도 관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2021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을 기소했으나 이 씨는 기소하지 않았다. 이 씨는 과거 주가조작 혐의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과가 있다.

이준수 씨는 2012년 7월~9월 쓰리원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2016년 7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2015년 6월 1심인 서울남부지법에선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감형 판결을 받았다. 양 회장은 쓰리원 주가조작 혐의로 징역 2년 6월형을 받았다.
쓰리원 시세조종을 주도한 건 양남희 회장이었다. 이준수 씨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2012년 7월 양 회장으로부터 시세조종을 위한 주식 매수 부탁과 함께 쓰리원 주식 5만 주를 담보로 제공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씨는 양 회장 등과 공모해 쓰리원 주식 시세조종을 함으로써 자본시장 공정성을 침해하고 다른 투자자들에게 직·간접적인 손해를 끼쳤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씨는 수사기관에서 양 회장과 공모 관계를 법리적으로 부인하면서도 “2012년 7월경 양 회장이 쓰리원을 인수했다면서 ‘쓰리원 주식을 사봐라. 돈을 벌 것이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쓰리원 인수 세력들이 주가를 부양할 것이라고 추측하고 개인적인 욕심을 위해 시세조종성 주문을 제출한 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항소심 피고인 신문에선 “매도가를 높이기 위해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하는 매매 기법을 활용했다”고 진술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준수 씨와 양남희 회장이 함께 벌인 주가조작은 쓰리원뿐만이 아니었다. 양 회장은 이 씨 등과 공모해 2011년 12월~2012년 3월 코스닥 상장사 씨씨에스충북방송(씨씨에스) 주가도 인위적으로 부양시켰다. 양 회장은 씨씨에스 시세조종 혐의로 2018년 8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과 벌금 1억 50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양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이준수 씨 등 씨씨에스 주식 매수자들과 공모 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양 회장과 이 씨의 묵시적 공모 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양 회장은 주식시장에 퍼져 있는 자신의 명성 등을 이용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씨씨에스가 작전주임을 암시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 매수 추천을 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했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은 씨씨에스 주가조작 항소심 과정에서 자신이 쓰리원 주가조작으로 처벌받은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벌어진 두 주가조작 범죄를 하나의 범죄(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시세조종 대상 주식 등이 전혀 다르다”며 양 회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준수 씨와 양남희 회장 관계는 김건희 씨가 2017년 보유했던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현재 디에이치엑스컴퍼니) 주식 관련 의혹을 규명할 실마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뒤 2017년 6월 20일 김건희 씨는 엔에스엔 주식 3450주를 전량 매각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엔에스엔 주식 차트를 보면 2016년에서 2018년 주가 변동이 굉장히 심하다. 작전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엔에스엔은 2017년 5월 유사투자자문사들이 불특정 다수에게 강력 매수 추천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대량 살포해 논란을 겪었다.
엔에스엔 주가는 2017년 5월 중순 특별한 호재 없이 급등했다. 엔에스엔 주가는 2017년 3월~4월 3000원대에 머물다가 2017년 6월 12일 9480원까지 올랐다. 김건희 씨가 엔에스엔 주식을 전량 매도한 2017년 6월 20일 종가는 8220원이었다. 엔에스엔 주가는 김 씨 매도 다음 날인 2017년 6월 21일 17% 급락하는 등 5일 연속 하락했다.
양남희 회장은 2017년 엔에스엔을 실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엔에스엔 최대주주였던 대주인터내셔널 최대주주 이 아무개 씨는 양 회장 아내였다. 양 회장은 엔에스엔이 2017년 6월 설립한 자회사 뉴로소나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