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3년, 등기임원직은 유지…12월 22일 2심 선고 예정

2020년 4월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박진환 부장판사)은 배임수재와 업무상 횡령, 금융실명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은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조현범 회장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그해 11월 그대로 원심결과가 확정됐다.

한국앤컴퍼니 주주연대는 “조현범 회장이 형사범죄로 구속되는 바람에 회사에 상주하며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앤컴퍼니의 지배주주의 지위를 이용하여 구속기간 동안 거액의 보수를 수령한 것은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조현범 회장을 상대로 ‘실제 회사 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는 임원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보수 지급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판례를 근거로 그의 보수 가운데 50억 3647만 원의 부당이익금을 반환하라는 주주소송을 지난 11월 13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청구했다.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도 회장(상근)으로 경영에 참여하면서 보수를 받고 있다. 한국앤컴퍼니의 소송 결과에 따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들도 행동에 나설 여지가 있다. 조현범 회장은 2023년과 올해 상반기 보수로 각각 31억 4200만 원과 5억 4800만 원을 받았다.
2심 재판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2심 재판부는 조현범 회장의 구속 만료 기일인 내년 1월 전까지 결론을 내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가 마무리되기 전 선고기일이 잡혔다.
1심 선고 당시 재판부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한 바 있다. 1심에서 인정된 조현범 회장의 범죄 혐의는 △법인카드 5억 원가량 사적 사용 △회사 소속 운전사의 조현범 회장 배우자 수행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구입한 법인 차량 5대 사적 이용 △ 조현범 회장 친분 업체 ‘리한’에 계열사 자금 50억 원 무담보 대출 등이다.
조현범 회장과 지인들은 한국타이어 계열사 법인카드 4장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카드가 사용된 내역을 보면 조현범 회장 등은 명품 구입, 해외여행 경비 등을 계열사에 떠넘겼다. 이렇게 부당하게 취한 것으로 인정된 금액은 5억 8000만 원이다. 조현범 회장은 회사에 소속된 운전기사가 자신의 배우자를 수행하도록 했다.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 계열사 명의로 고급 차량을 구입하거나 리스해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그가 부당하게 이용한 차량은 고가의 페라리, 포르쉐 등이 다수 포함됐다. 1심에서는 조현범 회장이 해당 차량을 사적으로 350회에 걸쳐 사용한 것으로 봤다. 회사 업무로 사용한 횟수는 최대 6회에 그친 것으로 판단했다.
조현범 회장과 친분이 있는 ‘리한’에 계열사 자금 50억 원을 무담보로 대출한 것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조현범 회장이 리한에 계열사 자금을 충분한 검토 없이 대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조현범 회장에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특히 조현범 회장의 혐의 가운데 무혐의 판단을 받은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한국프리시전웍스(MKT) 부당지원에 대한 판단이 뒤집히면 조현범 회장의 형량이 더 추가될 수 있다.
MKT는 조현범 회장과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전 고문이 지분을 각각 29.9%, 20%씩 보유한 회사다. 검찰은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MKT에서 875억 원 규모의 타이어몰드를 구매하면서 경쟁사보다 고가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MKT를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확보한 MKT의 부당 이익이 조현범 회장에게 흘렀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요신문은 한국앤컴퍼니그룹 측에 관련 입장을 질의했지만 “전달할 수 있는 회사 측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