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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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서초사옥. 일요신문 DB | ||
더 놀라운 사실은 박 씨가 이미 상습도박 혐의로 두 차례나 처벌을 받은 적이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2009년 1월 서울남부지법으로부터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 9월 그는 서울남부지법에 다시 한 번 기소된다. 마카오에 있는 호텔 카지노에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6차례에 걸쳐 판돈 6억 9300여만 원을 걸고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횟수와 도박자금의 규모, 동종의 범행이 반복된 점에 비춰 상습성이 인정된다”며 지난해 11월 박 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다른 언론에서는 박 씨가 지난 2010년 4월 삼성전자 재무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자가 확인한 결과 박 씨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시점은 그보다 앞선 2006년 상반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중요한 점은 박 씨가 2006년부터 삼성전자에 다니기 시작했다면 그가 상습도박 혐의로 두 차례나 법원에서 처벌을 받는 동안 계속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는 부분이다. 심지어 그는 지난해 상습도박 혐의로 두 번째 기소돼 9월부터 재판을 받는 동안에는 거래은행의 여신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아 버젓이 횡령을 일삼왔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던 삼성그룹의 직원 내부 통제망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삼성전자에서는 박 씨의 상습도박 전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에서 직원들의 전과 기록을 조회하는 건 불법이다”라며 “박 씨의 상습도박 전력을 확인할 방법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함께 일했던 재무팀의 동료들 역시 박 씨의 상습도박 행위나 횡령에 대해 눈치 채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안이 민감한 만큼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피하고 있었지만 “박 씨가 무단결근을 하거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다”며 “심지어 박 씨가 지난해 서울남부지법에서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돼 처벌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민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