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저우 치밀한 조사 끝에 문화 체험 공간으로 변신…팝업스토어와 체험형 편의점도 눈길

푸저우는 전통시장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른바 ‘폭발적인 개혁’을 하기로 했다. ‘젊은이들이 기꺼이 오프라인에서 장을 보고 싶도록 만들겠다’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푸저우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소비하는 Z세대를 끌어오기 위해 창의적인 갱신을 추진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치밀하게 조사했다. 100년이 넘은 오래된 거리를 젊은이들의 홈그라운드로 탈바꿈시켰다”고 했다.
천한은 “예전엔 천편일률적인 옷 가게와 식당들뿐이었다. 한 번 다녀오면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걸을 때마다 새로운 놀라움이 있다. 올 때마다 색다른 경험을 한다”고 했다. 천한은 푸저우 시장거리의 사진들을 개인 홈페이지에 매일 업로드했고, 이는 전국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대학생 이제도 얼마 전 푸저우 시장거리를 찾았다. 한 화장품 매장이 진행하는 이벤트에 당첨됐기 때문이었다. 이곳에서 이제는 3개의 비녀를 꽂고 푸저우의 전통 메이크업을 받았다. 이제는 전통 복장까지 갖춰 입고 인증샷을 찍었다. ‘3개의 비녀’ 이벤트는 2026년도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다.
푸저우는 2025년 초부터 대표적 관광지인 옌타이산을 활용한 이벤트를 시장거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옌타이산 프로젝트’다. 방문객들은 특별 제작된 안경을 쓰고 거리를 다니면 마치 옌타이산의 오랜 건축물을 다니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밖에 옌타이산을 주제로 한 빛과 그림자 쇼, 캐릭터 퍼레이드 등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시장거리를 문화 체험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단순한 소비 장소를 넘어 도시 문화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옌타이산을 처음 방문한 대학생 라이하이타오는 “100년 된 교회에서 공연을 보고, 오래된 주택에서 핸드드립 커피를 마시는, 전통과 현대의 융합에서 오는 느낌은 정말 기묘하다”고 했다.
푸젠성 사회과학연구소 경제연구센터 주임인 쉬안신은 “그동안 외면받았던 오프라인 시장에 젊은이들 발길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온라인 쇼핑의 최대 장점은 간편하다는 것이다. 전통시장들은 젊은이들의 다양한 감성, 그리고 요구들을 맞춤형으로 충족시켜주면서 부활하고 있다”고 했다.
당국이 발표한 ‘신소비산업 시리즈 보고서, Z세대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체험형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몰입형 테마 레스토랑, 가상현실 체험점 등 독특한 소비 경험에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한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만으론 온라인 상거래와 경쟁할 수 없고,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푸저우의 또 다른 시장거리는 100년도 더 된 상점을 개조해 극장으로 만들었다.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직접 공연을 할 수 있다. 시나리오와 역할을 고르고, 분장을 한 뒤 무대에 오른다. 이 과정에서 소품 등의 판매로 매출이 발생하기도 한다. 단체 학생부터 일반인들까지 몇 달째 대기가 밀려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푸저우 관리위원회 부주임 리진은 전통시장 부활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는 “상품구매에서 경험획득으로의 전환, 혁신적인 업태 개발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젊은이들이 관심을 갖는 매장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서 “청년 창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현재 전체 매장의 70%가 청년들이다. 이들이 시장거리의 주역”이라고 설명했다.
간쑤성의 후이닝은 신개념 편의점으로 젊은층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쇼핑은 기본이고, 매장 내 셀프 와인 구역, 테마 포토존 등을 설치했다.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던 편의점의 새로운 모델로 꼽힌다. 20대 사이에선 ‘후이닝 편의점’에서 직접 제조해서 만든 칵테일과 와인을 마시는 게 트렌드가 됐다. 후이닝의 편의점들은 2025년 전국 편의점 혁신 매장 1등상을 수상했다.
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 상업의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한된 시간 운영, 창의적 경험, 희소성’을 특징으로 하는 팝업스토어 매장은 올해 중국 전역에서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이 도시들은 팝업스토어를 활용한 쇼핑 문화 복합형 관광 상품으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 지난 국경절 때 상하이에 설치된 ‘자스민 팝업스토어’는 일 매출 3만 위안(630만 원)을 올렸고, 푸저우 상하항의 ‘딤섬 팝업스토어’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푸젠성 사회과학연구소 경제연구센터 주임인 쉬안신은 “2000년대에 태어난 소비자들은 상품을 살 때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있는지를 따져본다. 이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보다 유용하다”면서 “전통시장의 부활은 이러한 핵심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