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량 3.8억대, 사고는 늘어나고 책임 규명 쉽지 않아…기존 표준 적용 전기자전거는 판매 금지

당국은 이번 국가 표준을 발표하면서 “전기자전거의 안전 문턱을 높였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괴롭혀 온 안전 위험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업체나 (전기자전거) 사용자들이 처음엔 불편을 느낄 정도로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표준의 핵심은 속도 제한이다. 12월 1일부터 판매되는 전기자전거 속도는 시속 25km를 초과해선 안 된다. 이를 넘을 경우 전기 모터 동력을 멈추게 하는 장치가 의무적으로 달린다. 당국 관계자는 “중국인의 이동과 밀접하게 관련된 교통수단에 대해 안전 인식을 재정립하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설명했다.
12월 1일 찾은 우한의 한 전기자전거 매장은 한산했다. 새로운 표준 실시로 관망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4세 아이에게 전기자전거를 사주려고 방문했다는 왕 아무개 씨는 “전기자전거를 사러 왔는데 시속 25km까지만 운전할 수 있는 자전거가 곧 출시되니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 아이를 위해선 새로운 표준이 적용되는 전기자전거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25년 1월 인도를 질주하는 전기자전거로 인해 한 아동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전기자전거 신호 위반으로 교통사고가 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전기자전거를 타다 부상을 입거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많아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이 새로운 표준 마련에 속도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자전거의 또 다른 문제점은 화재사고다. 전기자전거에 장착된 배터리가 터지면서 큰 화재로 이어지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새로운 국가 표준은 전기자전거 전체 부품 중 플라스틱 비중이 5.5%를 넘지 않도록 규정했다. 안장과 배터리 케이스는 반드시 고난연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의 전기자전거 면허증은 실명을 기재하지 않아도 됐다. 그러다보니 차량 사고에 따른 책임 입증이 어려웠다. 도난이 많이 발생했지만 훔쳐간 사람을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전기자전거 절도를 막는 방법, 또 반대로 전기자전거를 훔치는 요령 등은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앞으로 전기자동차 이용자는 반드시 본인의 이름으로 등록해야 한다. 또 차량 번호판과 명판을 장착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개조도 단속 대상이다. 그동안 전기자전거 이용자들은 불법 개조로 속도 제한 장치를 해제하거나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와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한 새로운 표준은 전기자전거의 제동 거리를 대폭 단축하도록 했다.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 짧은 주행 거리에 대한 불만이 일정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기존의 전기자전거는 매장에선 판매하지 않지만 도로에서 운행은 할 수 있다. 당국은 업체들과 협력, 구형 전기자전거의 수리와 부품 공급을 최대 5년까지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업체들은 12월 1일 국가 표준이 발표되기 전, 재고들을 할인해 판매했다. 팔리지 않은 전기자전거들은 업체가 회수해야 한다.
11월 31일 전기자전거를 구매했다는 30대 여성은 “새로운 표준이 적용되는 전기자전거는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들었다. 기존 전기자전거를 싸게 팔고 있어서 그걸 샀다”고 했다. 베이징의 한 전기자전거 매장 직원도 “새로운 전기자전거는 배터리 등 성능이 개선되면서 더 비싸질 것”이라면서 “표준 발표 전에 많은 고객들이 와서 자전거를 샀다”고 전했다.
새로운 표준이 적용되는 전기 자전거를 살 땐 ‘CCC 인증’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당국의 테스트를 거쳤다는 표시다. 당국 관계자는 “전기자전거에 고유의 번호를 부여했다. 제품 모델명을 비롯해 전기자전거의 모든 게 저장된다”면서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대응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은 전기자전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인증서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당국은 CCC 인증이 없거나 구 표준이 적용되는 전기자전거를 판매하는 매장을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핫라인 전화를 개통했다. 당국 관계자는 “규정의 빠른 안착을 위해 각급 감독 부서에 철저히 단속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배경화 언론인